#현명
COC 7th

FOGBOUND

범인이 초대한 미로

민현성 | 신명우
FOGBOUND

FOGBOUND

....

즐거운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짭짤한 향기를 머금은 시원한 바닷 바람, 향수에 젖는 파도소리.

… 해안선을 바라보며 먹은 쫄깃한 활어회, 매운탕,

유명카페의 소금빵, 시그니처 라떼 등등...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평화를 즐겼습니다.

연일 이어진 야근을 끝내자마자 향한 여행.

명우 또한 평온 속 나른함을 만끽한 뒤엔 당신에게 기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었죠.

그런 그를 대신해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향하길 몇 시간.

외곽으로 바퀴를 돌려 정체구간을 겨우 빠져나왔건만

벌써 해가 저물고, 어느새 하늘에는 어둠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민현성창 밖을 슬쩍 보곤 라이트를 켠다.

신명우“이제야 좀 길이 뚫렸네. 내려갈 때는 이렇게까지 막히진 않았는데…” 부스럭대는 소리를 내더니 당신의 입가에 무엇인가 가져다준다.

민현성그리고 고개를 돌려 받아먹는다. 냠.

신명우그 정체는… 마카로니 뻥튀기 과자. 그의 품에는 고속도로 초입에서 구매한 대용량 봉지를 안고 있다. 벌써 반이나 해치웠다."정말 피곤하지 않겠어? 졸리면 말해. 휴게소에 세우고 교대해도 되니까-"

민현성“괜찮아요. 형이야말로 눈 좀 붙여두세요.”“계속 일하셨잖아요.”“휴게소에선 핫바나 사먹고요. 잡채어묵도 있었으면 좋겠다.”

신명우또 먹는구나...밀려오는 졸음을 깨우려는 건지, 그냥 입이 심심한 건지. 느슨히 풀린 눈으로 또 과자 하나를 제 입에 가져간다."한참 들떠서 그런지 잠이 안 오네."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대답한 후 자동차 시트에 몸을 기댄다.

차 안에는 잠시간의 정적이 깔립니다.

경로 안내를 반복하는 네비게이션의 음성을 제외하면,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스치는 소음만이 낮게 이어집니다.

...

문득 차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명우가 고요함을 가르듯 말을 꺼냅니다.

신명우"... ...""인근에서 누가 실종됐나봐."

민현성“실종이요?”

신명우"저기 앞에."

그의 시선 끝을 바라보면 실종자를 찾는 현수막이 도로변에 걸려있습니다.

민현성백미러를 살피고 속도를 조금 늦춘다. 뭐라고 적혀있는가?

[ 목격자를 찾습니다. ] 굵은 글씨로 적힌 제목 아래로 사진과 인적사항이 줄줄이 적혀있습니다.

실종자의 이름은 박형석. 사진으로 미루어보아 40대 초중반 정도 된 남성입니다.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의상은 셔츠와 넥타이, 정장 바지 차림이라 적혀 있네요.

민현성“어쩌다가... 빨리 찾았으면 좋겠네요.”

신명우"그러네.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면 좋겠지만,"“도로가 마지막 발견장소라… …” 중얼거리며 차창 너머로 길을 살핀다. 다소 어두워진 표정으로 입을 다문다.

민현성“...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어쩌면 이미 찾았을지도 모르잖아요.”“가끔 다 끝나도 걸어놓을 때가 있더라구요.” 천천히 속도를 높인다.

대화를 나누며 도로를 나아가던 중, 문득 창 밖의 풍경이 흐릿해짐을 느낍니다.

어둡기만 하던 도로 위로 어느새 안개가 서서히 깔리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비게이션의 무기질적인 소리가 울립니다.

네비게이션안개 주의 구간입니다.
전방 도로 상황을 주의해 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네비게이션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꺼져버립니다.

민현성“...?”운전대를 한손으로 잡고 네비게이션을 툭툭 쳐본다.

신명우“신호가 안 잡히나?”

까맣게 변한 네비게이션 화면을 톡톡 두드려보지만 검은 화면에 비추는 것은 내민 손이 만들어낸 흐릿한 그림자 뿐입니다.

민현성“신호가 안잡힐정도로 외진 곳은 아닌데...”“그냥 꺼진 것 같아요.”

신명우"가서 수리해야겠네." 찜찜한 구석은 있지만 웃어 넘기며"아까 봤을 땐 이 길로 쭉 따라 나가면 되더라. 40분은 더 가야할거야."

짙은 밤의 어둠 사이로 축축하고 무거운 안개가 소리 없이 기어와 도로를 뒤덮기 시작합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거리마저 짧아지며 세상이 점점 좁아지던 그때,

돌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차체에 강한 진동이 울립니다.

민현성“...”

<정신력> 판정

민현성🎲CC<=88 정신력 (1D100<=8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보통 성공

기분 탓이 아닙니다. 핸들을 잡고 있는 손으로 분명히 충격을 전해졌는걸요.

신명우인상을 찌푸리며 기댔던 몸을 일으킨다.

민현성”...“ 조용히 갓길에 차를 세운다.

신명우"한번 보자."걱정스런 표정으로 안전벨트를 풀고, 내린다.

민현성‘뭐가 됐던지 별론데.’ 깜빡이를 켜놓고 안전벨트를 푼 뒤 내린다.뭘 치고 간건지 찾아본다.

내려서 차 주변을 둘러보지만 눈에 띄는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차가 그 정도로 크게 흔들렸다면 흠집이 남았을 법도 한데요.

민현성“아무것도 없는데요...?”

신명우자동차 주변을 함께 둘러보다가 조수석으로 몸을 밀어넣어 블랙박스를 확인한다.

민현성괜히 주먹을 쥐었다 펴본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을만한 충격은 아니었는데.

신명우블랙박스가 삐빅거리는 소리가 정적을 채우며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면 입을 뗀다."... ... 그러네. 아무것도 안 찍혔어."

민현성말소리를 듣곤 차로 향한다. “돌부린가봐요 그럼.”

신명우"기분 탓이었나..." 뒷목을 문지르다가 블랙박스를 원래 있던 곳에 돌려둔다."새로 개통된 도로라고 했나? 공사 자재를 덜 치웠을 수도 있고.""다치지 않았으면 된 거지."

민현성다시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다. 그런데 자재라고 할 것도 없었는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맞죠.”

그의 말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도로이기 때문일까요.
사람도, 다른 차량도 보이지 않습니다.

종종 배기음이나 엔진음 따위가 들리던 거리는 어느새 적막에 잠겨 있습니다.

...

동시에 공기가 갑자기 식어,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 안쪽이 시린듯한 기분이 듭니다.

민현성차 문을 닫곤 창문을 끝까지 올린다. “근데 좀 추운 것 같지 않아요?”

신명우조수석에 앉아 걷어 올렸던 소매를 내리던 중 멈칫, 손을 멈추곤."그러네. 조금..."

민현성다이얼을 돌려 히터를 켠다.

신명우"3월에 히터를 다 키네. 날씨가 얄궂다." 슬며시 웃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풍이 차 내부를 가득 채웁니다. 따스합니다.

민현성”왜요, 유명한 말도 있잖아요. 3월까진 패딩을 절대 집어넣지말라던가, 같은거요.”시동을 걸고 기어를 당긴다. 다시 운전을 시작한다.

신명우"겨울이 점점 더 길어지는 것 같아, 요즘은.""... ... 안개가 짙네. 운전 조심해야겠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뒤로 하고 마저 운전하려 하면,

현성의 휴대폰이 짧게 진동합니다.

민현성“잠시만요.”핸드폰을 꺼내 확인해본다.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문자가 도착해있습니다.

그리고... 상단바에는 어느새 통화권 이탈 표시가 떠 있네요.

민현성“신호가 안좋긴 한가보네요.” 메세지 창을 켜본다. 문자의 내용은?

● 발신자표시제한[Web발신]

목적지까지 나아가세요.
이곳은 일방통행 도로입니다.
길을 잘못 들었을 경우 우회전하세요.
잘못 들지 않았다면 좌회전하세요.
규칙을 준수하세요.

MMS 오후 10 : 46

민현성“목적지까지..나아가세요. 길을 잘못들었으면 우회전... 잘못들지 않았으면 좌회전...?”“이상한 문자가 왔는데요...”

신명우휴대폰을 확인하고 내려놓는다. "근처에 산이 있나... 응?"

민현성화면을 보여준다. “여기요.”

신명우시트를 잡고 몸을 숙여 화면을 바라본다."... ....""이상하네."

민현성“그쵸.”

신명우"아까 지도 확인했을 때에는... 갈림길이 없었거든." 몸을 무르며 뒤를 돌아본다."일방통행 길이면 차를 돌리기도 애매하고."

민현성마찬가지로 뒤를 돌아본다. 안개가 짙어 왠지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기분이다.“일단 어디로든 가봐요.”“빠져나가면 신호도 돌아오겠죠. 시골로 들어가도 요즘은 다- 신호 잡히니까.”운전대를 잡고 엑셀을 밟는다.

신명우"휴대폰 높이 들고 있어볼까?" 농담. 미소가 잦아들고 걱정이 비친다.

...

가로등 빛이 희미하게 밝히는 길을 마저 운전해 나아갑니다.

안개를 뚫고 전방에 차량 신호등의 적색등이 켜집니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주변 가로등이 하나씩 꺼져갑니다.

...

뚝...

뚝뚝...

뚝.

빛이 사라진 도로엔 기이한 어둠이 내려앉고, 시야가 일순 검게 잠식됩니다.

심야의 도로 위엔 짙은 안개가 깔려 있고, 다른 차량의 헤드라이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민현성“...”차량 라이트를 다시 껐다 켜본다. “이상한데요.”그래봤자 시야는 똑같고 여전히 이 차 하나만이 도로위에 있다. 기묘하다.“...”

신명우"...그냥 차 돌려서 나가야겠다. 현성아, 내가 운전할게 일단 내려서..."

민현성“아뇨. 제가 할게요.”

그때,

치지직... 지직

꺼졌던 네비게이션의 화면이 커집니다.

그리고 노이즈 낀 네비게이션에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n̸̨̜̙̞͈͔̻̆͐ą̶̗͔̞̥̼͔̰̠̎̇̑̿͑̔͆̑͝͝v̴̢͖̳͙̝̱͔̪͕̖̗̥̹̇̐͋̑̈̓̊̈̓͆͑̄̅͝i̴̧̮͇̥̾̂͆̈́͆͐́̐͋̌̔̃͠͝͝g̶͇̗̤̘̩͇̝͈̺̠͂̇͛͋́̂̈̒͜͝ā̷͓͉̯̘̮̹̫̇͋̂̃̚ţ̸͉͎͓͈̞́͂̍̓̇̈́̄͆͝i̷̡͚̺̞̝̗̋̋͒̓̀̇̕͝o̶̘̮͉̼͎̱̭͙̫̣͍̙͍͑̅̆̀̉͋̽͝ͅn̴̩̣̝̼̮̺̙͙͚̥̭͉̓͆̑̈́̎́̑̂̒͜ͅ「목▒지까지 7km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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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3 --------------------------------------------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 FOGBOUND █▓▒░
ᴡ. ᴛʀᴘɢ_ᴅᴀʟ

ᴋᴘᴄ 신명우 ᴘᴄ 민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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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성물끄러미 네비게이션을 바라본다.”여기서 집까지 7km만 남았을린 없고...“

신명우"아까는 먹통이더니." 손가락으로 네비게이션 화면을 건드려보지만 노이즈 낀 화면은 응답이 없다.

민현성“지금도 먹통이나 다름없어요. 이상하잖아요.”음료거치대에 꽂힌 커피를 들어 한모금 마신다. “...”

신명우"꼭... ...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 같아." 평소라면 꺼내지도 않았을 말을 한다.

민현성“부정할 수 없는게 안타까운데요...”다시 거치대에 커피를 내려놓는다. “...” 고개를 돌려 바깥을 확인하면 여전히 안개가 가득 껴있다.“여기 계세요 제가 내려서 확인해볼게요.”

신명우"도로 한 가운데인데, 위험해."

민현성“갓길로 가면 되죠.”

신명우글러브 박스를 열어 손전등을 꺼내더니 안전벨트를 풀고 조수석 문을 연다."같이 가. 연락도 안 되는데 너 혼자 내보내고 기다리기 무섭다. "

민현성“별일 있겠어요.” 그래도 영 싫지 않은 눈치로 안전벨트를 푼다.버튼을 눌러 비상등을 켜놓고 차 밖으로 나온다.

신명우으쓱이며 웃는다. 달칵, 버튼을 밀어 올리자 손전등의 둥근 불빛이 둘의 발치를 비춘다.

내려서 살펴본 도로는... 전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자동차,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유리 된 공간 마냥 어떤 소리도, 인기척도 느낄 수 없습니다.

뿌연 안개를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스스로의 의지로 사람을 집어 삼킬 듯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민현성‘영 좋지만은 않은 기분이다.’

온풍의 열기에 익숙해져 있던 몸이 서서히 식어갑니다.

민현성”표지판같은건 안보이죠?“ 주변을 둘러본다.

신명우"저 앞에 뭐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안개 속, 희미하게 보이는 형체를 바라본다.

고개를 들면, 저 앞 가로등에 달린 차량신호등이 깜빡, 깜빡…

점멸을 반복하다 검게 빛을 잃습니다.

단순한 오작동이라 생각하기엔 이 안개낀 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공기처럼 깔려 있습니다.

길은 노폭 약 6.5미터의 1차선 도로로 이어집니다.

신명우도로 폭을 가늠하듯 둘러보다가 "내려서 보니 더 좁다. 차를 돌리기엔 위험하겠고..."

민현성”그럼 어쩔 수 없죠. 앞으로 가는 수 밖에.”“주변에 마을이나 머물 수 있는 곳이 보이면...”‘껄끄러워서 묵기나 하겠나... 도시가 그립기는 처음이다.’“적어도 어디있는진 알 수 있을테니까 살펴보면서 가요.”“일단 먼저 차에 타고요.”

신명우"하하, 그래. 이대로 밖에 있다간 나란히 앓아 눕겠어." 한기에 팔을 문지르며 웃는다. 달칵. 버튼을 눌러 손전등을 끈다.조수석 문을 잡아당기며 "중간에 힘들면 말하고."

민현성“네-.” 운전석 문을 열어 차에 탄다.

...

모두 탑승한 뒤, 조심스레 엑셀을 밟습니다.

안개가 짙어 안개등을 켜도 차량 주변만 간신히 보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은 도로 양옆에는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 정도 되는 가드레일이 이어져 있고, 그 너머는 나쁜 가시거리 탓에 철조망 너머로 초록빛의 형체만 어렴풋이 비칠 뿐, 자세한 모습은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일정 구간마다 설치된 가로등은 모두 빛을 잃어, 이 도로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관찰> 판정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실패

신명우🎲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0 > 90 > 실패

민현성안개때문에 시야가 흐리다. 원래도 그리 좋지 않았던 시력이다.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멈추고 철조망 너머의 형체를 다시 살펴본다.“형, 손전등 좀 빌려주세요.”

신명우손전등을 건네준다.

민현성손전등을 받아 비춰본다.

신명우그리고 본인도 눈을 가늘게 뜨고 밖을 바라본다. "신호가 왜 잘 안 잡히나 했는데..."

가드레일 너머로 진입금지를 알리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고, 그 뒤로 어두운 숲이 무성하게 이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철조망에는 출입을 막기 위한 표식이 달려 있는데, 현재 상태로는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은 힘들 것 같네요.

<관찰> 판정

민현성에러. 목표치는 1 이상입니다.🎲CC(+1)<=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1] > 56, 26 > 26 > 보통 성공

이 숲은 소나무와 굴참나무 위주로 자라난,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숲인 것 같습니다. 수목이 빽빽해 내부는 매우 어두우며, 철조망이 없더라도 빛 없이는 진입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민현성“군사지역인가..? 저 멀리 있는건 초소고... 근데 관리가 좀 안되어있는 것 같은데요.”

신명우길을 단단히 잘못 들었군.

민현성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손전등을 끄고, “들어갈 순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겠네요.”어쩔 수 없지..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천천히 차를 출발시킨다.

노면 가운데엔 직선이 아닌, 미묘하게 꺾인 하얀 선들이 헤드라이트의 빛을 받아 명멸합니다.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차량의 속도를 낮추기 위해 그려진 감속 유도 표기입니다.

아스팔트의 표면은 노후되어 곳곳이 패여 있으며, 그 틈새마다 안개가 머금은 습기가 스며들어 검게 젖어 있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를 때마다 공기 중으로 눅눅한 마찰음이 퍼집니다.

갓길 쪽으로 갈수록 숲에서 밀려온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층을 이룬 채 가드레일 밑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도로 초입에 다다르자, 첫번째 가로등 앞에 붉은 띠로 둘러싸인 ‘40’ 표시의 원형 표지판과, ‘안개 주의’라 적힌 네모난 표지판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철제 표지판의 표면은 습기 때문인지 눅눅한 광택을 띠고 있고, ‘40’의 붉은 페인트에는 미세한 갈라짐이 보입니다. ‘안개 주의’ 문구 중 ‘의’자의 끝부분은 닳아 있습니다.

민현성충분히 천천히 가고 있다.속도를 유지한채로 지나간다.

신명우자동차 계기판을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돌린다.

민현성1. 성인남자 허리즈음에 오는 가드레일 높이.

조금 더 나아갑니다.

바깥의 온도가 낮은지 차창 내부에는 김이 서리고, 창틀에서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스미는 것 같습니다. 양쪽 가드레일 아래 틈에는 도로 주변에서 밀려 나온듯한 낙엽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민현성2. 너머 철조망과 멀리 있는 초록색 불빛, 철조망엔 접근금지 표지판. 들어갈 수 없음.

가로등을 두어 개 쯤 지나치자, 그 퇴적물 사이로 썩어가는 낙엽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 같은 것들이 뒤섞여 나타납니다. 그것들은 이 길이 한때는 사람들의 일상이 흐르던 곳이었음을 건조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민현성3. 철조망 너머 숲은 소나무/굴참나무로 이루어져있음

민현성”사람이 지나다니긴 하는가본데요.“

신명우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가 이렇게 반가웠던 적이 있을까. 황당함에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픽 웃어버리고 만다."조금 안심 되기도 하네."

민현성4. 도로초입에 40(원형, 페인트가 갈라져있음) / 안개주의 (의자가 닳아있음) 표지판.

민현성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어 확인해본다.“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서요?”

낙엽사이로 보이는 쓰레기를 유심히 보면, 빈 음료수 캔이나 영수증 같은 것들이네요.

민현성한기가 다시 물씬밀려온다. “누가 운전하다가 버리고 갔나봐요.”

신명우끄덕인다 "적어도 우리가 이 길을 처음 지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민현성편하게 운전하려고 벗어 뒤에 던져뒀던 겉옷을 팔을 뻗어 가져온다. 창문을 닫는다. ”그럼 그냥 가도...“코트를 입고 다시 핸들을 잡는다. “될 것 같은데요.”

신명우그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다 "많이 추워?"

민현성“조금요.“다시 엑셀을 밟는다. “그렇게 많이는 안추워요.”

아스팔트 위를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오래 관리되지 않은 도로인지, 포장된 노면임에도 간간히 작은 돌이 튀는 감각과 함께 차체가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핸들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은 거칠고,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도로 위, 가로등 하나 아래에 삽과 검은 봉지가 나란히 버려져 있는 것이 문득 시야에 걸립니다.

신명우히터 온도를 높인다"공사하고 안 치웠나..." 그래도 요즘 삽을 쓰진 않을텐데. 의아하다

민현성“아니면 퇴비일수도 있어요.”“가끔 그냥 도로가에 던져놓고 가시더라고요.“혹시모르니까 내려서 확인해볼까. 차를 세운다. “잠시만요.”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다. 검은 봉투를 열어본다.

민현성5. 쓰레기 - 콜라캔 / 영수증

그 속에는 퇴비가 아니라, 사용감이 남은 밧줄과 테이프, 흙이 묻은 장갑이 검은 비닐 봉지로 둘둘 싸여있습니다.

민현성“아하..”별일 없다는듯이 닫고 제자리에 던져놓는다.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별거 아니에요.“

신명우무언가 중얼거리며 세고 있다가 문을 여는 당신 쪽을 바라본다. "뭐였어?"

민현성”쓰레기요.”

신명우별 의심 없이 으쓱인다.

민현성문득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친다. 그러고보니 실종자가 있으셨지...엑셀을 밟는다.

제 기능을 잃은 채 죽은 듯 도열한 가로등들을 뒤로하며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의 빛이 닿지 않는 영역은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뿐입니다.

전방의 짙은 안개를 뚫고 나아가던 그때, 도로 정중앙에 이질적인 형태 하나가 불쑥 시야에 들어옵니다.

신명우"...? 저거... ...."

민현성6. 삽 / 검은 봉투(밧줄,테이프,흙이묻은장갑)

민현성“...?”

가까워질수록 그것은 누군가 놓고 간 것처럼 도로 위에 남겨진, 곰인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민현성“누가 가지고 놀다가 떨어트렸나...”

<관찰> 판정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신명우🎲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보통 성공"그러네. 땅에 엎어져있고." 그리고 가로등을 바라본다"중간... " 중얼거린다.

민현성“뭘 보고 계신거에요?” 몸을 낮춰 같이 가로등을 본다.

신명우"아," 멋쩍게 찡그린다"...안개 때문에 거리감이 안 잡혀서.""세어보고 있었거든. 지나쳐온 가로등이 몇 개인지.""이번이 마침 10번째네."

민현성7. 곰인형 ( 땅에 엎어져있음)

민현성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출발한다.

앞서 보았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도로가 다시 이어집니다.

단조로운 엔진 소리만 들리던 차 안으로, 어느 순간부터 불쾌한 마찰음이 섞여 듭니다. 쩌적,하고 바퀴가 눅눅한 노면에 잠시 들러붙었다 떨어지는 듯한 소름 끼치는 소리입니다.

신명우몸을 살짝 들어 노면을 살핀다.

민현성도대체 뭐가 묻은거지? 창문을 열고 밖으로 몸을 내밀어 살핀다.

급히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노면을 살피지만, 육안으로는 안개를 머금어 검게 젖은 아스팔트 외에 눈에 띄는 특이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관찰> 판정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집중하여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로 한복판에 누군가 임시로 아스팔트를 덧대 땜질한 흔적을 발견합니다. 주변 노면과 달리 표면이 고르지 않고, 차량이 지날 때마다 유독 소리가 다르게 울립니다.

민현성“진짜 엉망이네.” 중얼거리곤 지나간다.

신명우"민원이 엄청 쌓이겠는데." 왠지 남일 같지 않다.

민현성“신경써서 이정도까지 해준걸지도 모르죠...“

신명우"마감이 영 별로지만 말이야."

이 길의 끝이 어디인지, 여전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가드레일의 흐름이 잠시 흐트러집니다.

신명우"그 부분만 덮을 필요가 있었나? 아니면 부실공사인지..."

가로등 하나를 지나치자, 누군가 거칠게 들이받은 듯 안쪽으로 움푹 찌그러진 가드레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라이트의 불빛을 받은 찌그러진 금속면은, 눅눅한 습기 속에서 유독 날카롭게 반사됩니다.

민현성“이게 원인이었나본데요.”

신명우"사고?"

민현성“네.”“원래는 보수가 안된 도로여서 사고가 났고...그래서 임시로라도 덮어둔게 아닐까요.”

신명우충분히 납득가는 추리다. 고개를 끄덕인다."그러고보니 이 길로 들어오기 전에 우리도 한번 그랬었지." 사고의 경위를 상상하듯 가드레일이 찌그러진 모양을 응시한다.

민현성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렇게요.”“이 근방 도로가 잘 정비가 안되어있나봐요.”“인적도 드무니까.“ 다시 출발한다.

얼마나 운전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안개 너머 갓길에 이질적인 금속의 실루엣이 헤드라이트 끝자락에 걸려듭니다.

신명우"현성아. 저기 무언가 있는 것 같은데."

민현성“...이상한게 정말 많네..”차로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본다.

가까이 가자 흐릿했던 형태가 명명히 드러납니다.

차량 한 대가 시동이 꺼진 채 숲을 향해 비스듬히 세워져 있습니다. 다크 그레이색의 구형 중형 세단으로, 오른쪽 헤드라이트가 깨져 있고 보닛 위에는 썩은 낙엽들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민현성“...”

신명우"사고 차량? 이곳에 오래 방치됐나봐."

민현성”그러게요. 근데 이것도 안치울 정도로...“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다.”아,“ 창문을 두드린다. ”형, 손전등 좀요.“

신명우차에서 따라내린다. 곧장 운전석으로 향하고, 손전등을 건넨다.

민현성”안에 계셔도 되는데...”그렇지만 말과는 다르게 어깨를 착 붙인다.

신명우춥지. 다정하게 중얼거리며 사고 차량으로 향한다.

민현성손전등을 켜 뒤를 따른다.

신명우손바닥으로 차량의 운전석 창문에 앉은 먼지를 닦아내고, 이마를 가까이 대 안쪽을 살핀다."... ..."

민현성“뭐가 보여요?”

신명우그렇게 잠시 눈을 굴리다가 몸을 떼곤"아무것도.""방치되어 있는 모습에 혹시나 했는데 다행히 사람은 없네." 팔을 내리곤 차체를 살핀다.

민현성“사람은 실어가고 차만 내버려둔걸지도요.“문은 열릴까? 뒷문 손잡이를 잡고 당겨본다.

손 끝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고, 덜컥, 소리와 함께 차 문이 열립니다.

민현성몸을 안으로 집어넣어 내부를 살핀다.

차 문을 열면 축축하고 비릿한 흙냄새가 끼쳐옵니다. 내부는 명우의 차와 비슷합니다. 운전석, 조수석이 가장 먼저 보이고, 그 앞으로는 글로브 박스가 있으며, 네비게이션이 달려 있습니다. 뒷자석과 트렁크도 확인할 수 있겠네요. 블랙박스는 달리 설치되지 않은 차량으로 보입니다.

신명우"수리나 폐차에도 신경 쓸 게 많으니까. 처리할 경황이 없으셨나 보네." 움푹 파인 앞 범퍼의 긁힌 자국을 살핀다.

민현성운전석을 살핀다. “그러게요..”“아까 가드레일을 받은 차인가봐요. 근데 왜 여기 있는지는...”

바닥 매트에 진흙 발자국이 가득하고, 좌석 시트에는 부서진 낙엽 조각같은 것이 있습니다.

민현성조수석은?

성인 남성의 것으로 보이는 운동화 하나가 떨어져 있습니다.

<관찰> 판정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4 > 94 > 실패현장을 보는 법은 잘 모른다. 그렇다면.. “형- 여기좀 봐줘요.“ 차에서 몸을 빼낸다.

신명우"글쎄, 사고가 난 뒤에 차를 댈 곳이 마땅히 없어서 여기까지 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 잠시만." 말을 잇기 전에 현성이 가리킨 곳을 들여다본다.🎲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9 > 49 > 보통 성공"... 동승자가 있었나본데." 미묘한 어투. 시트의 긁히고 쓸린 자국을 손끝으로 문지른다.

민현성“음-”

신명우조수석 창문에 한번 시선을 두었다가, 몸을 빼낸다.

민현성차 뒤로 돌아가 트렁크를 열어본다.

세차용품이나 비상 구급함, 담요같은 일상 용품이 보입니다. 하지만 잠깐 트렁크에 커다란 것을 넣었다가 다시 꺼냈는지 물건들이 전부 끝으로 밀려있고 담요도 구겨져 있습니다.

민현성‘수상한게 한두개가 아니다.’

신명우그동안 차체를 빙 돌아 조수석 문을 열어 살펴보곤 팔짱을 낀다. 신경쓰이는 지점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민현성얌전히 트렁크를 닫는다. ”무슨 일 있어요?“

신명우'시트에 남은 긁힌 자국과 대비해, 창문과 차문은 멀쩡하다. 사고차량에서 빠져나가려다 생긴 흔적은 아니다. 이건... ...'

민현성물끄러미 바라보다 몸을 돌려 가드레일을 살펴보러 간다.

신명우휴대폰으로 자동차의 번호판을 찍어둔다. "아냐 아무것도. 이제 갈까?"

몇 미터 전에 봤던 찌그러진 가드레일과 달리, 이곳의 가드레일은 멀쩡합니다.

민현성그럼 길을 거슬러 따라 올라가본다.

신명우'말없이 가지 말래도.' 뒤를 따르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찌그러진 가드레일을 발견합니다. 가드레일 아래 바닥은 습기에 젖은 흙으로 눌려있습니다.

<지능> 판정

민현성🎲(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5 > 85 > 실패🎲CC<=60 지능(아이디어)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4 > 94 > 실패‘별거 없나...’ 뒤를 돌면 당신과 마주친다.

신명우우뚝. 혼자 집 나간 강아지 찾아나온듯한 표정으로 서 있다."왜,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어?"

민현성“아뇨, 괜찮아요.”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당신의 어깨를 잡는다. “차로 가요. 추워요.”

신명우등 떠밀리듯 돌아가며... "저 차 맞을거야.""이 가드레일이랑 충돌한 거."

민현성”그런 것 같아요.“

신명우"앞 범퍼에서 벗겨진 회색 칠이 가드레일에 그대로 남아있더라."

민현성”언제 또 그것까지 보신거에요.“

신명우슬며시 웃어 넘긴다.

곧 멈춰 있는 차량 두 대 앞에 도착합니다.

민현성타고 왔던 차로 돌아간다.

신명우사고차량 쪽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수석에 탑승해 안전벨트를 맨다.

민현성”형. 신경쓰지 마요.“엑셀을 밟는다.

신명우"... ...""걱정할 일 아니야."

풍경은 복사된 것처럼 이어집니다. 안개는 흩어질 기미 없이 벽처럼 전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헤드라이트의 빛은 그 안개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얼마 가지 못하고 흐릿하게 잘려 나갑니다.

주변을 주시하며 나아가던 중, 기능을 잃은 가로등 하나에 무언가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걸립니다. 축축한 공기에 젖은 인쇄물 한 장이 가로등 기둥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민현성“...“속도를 늦춘다. 뭐라고 적혀있는가?

<관찰> 판정. 서행했기에 보너스 다이스 +1

민현성🎲CC(+1)<=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1] > 26, 36 > 26 > 보통 성공

종이는 습기를 머금어 가장자리가 말려 있고, 이름 부분 잉크는 번져 있습니다.
그러나 어렵지 않게 내용을 분간해낼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본적 있으니까요.'

도로 초입에서 보았던 현수막 속 인물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실종 전단지네요.

신명우"마지막으로 목격된 게 이 도로 근방이라고 했었지."

민현성”네.”

신명우차창 위에 달린 백미러를 통해 후방을 바라본다. 사고 차량은 안개에 삼켜져 사라진 지 오래다.

느릿하게 굴러가는 차는 기능을 잃은 무채색의 가로등을 하나 더 지나칩니다.

가로등 기둥들은 안개 속에서 일정한 보폭으로 떨어져 있는듯 보이지만, 정확히 같은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조금 더 나아 가다보면 운전자 방향 가드레일 밖에 녹슨 반사경이 하나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1d60 (1D60) > 4

민현성흘긋 바라보곤 지나간다.

<관찰> 판정

민현성8. 가드레일 찌그러짐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실패

민현성9. 사고차량(방치된지 오래됐음)

반사경까지 지나치면 머지않아 조금 옅어진 안개 사이로 차량 앞에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왼쪽과 오른쪽, 두 길은 마치 거울을 사이에 둔 듯 비슷한 풍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낡은 아스팔트의 질감도, 갓길에 쌓인 흙의 높이도, 심지어는 안개 속으로 소실되는 각도마저 동일합니다.

갈림길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듯 고요함에 갇혀 있습니다.

신명우"정말 나왔네." 기가 차다는 숨을 뱉음과 동시에 당신을 바라본다.

민현성“그러게요.”“...“핸들을 꺾어 왼쪽길로 간다. ”일단 어디로든 가봐요.”

신명우네 선택을 믿는다. 느리게 끄덕인다.

왼쪽으로 핸들을 부드럽게 꺾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르는 소리가 고요한 안개 속을 파고듭니다. 여전히 좁은 6.5m의 도로가 이어지며 저 멀리 안개속에서 새로운 가로등의 실루엣이 나타납니다.

멈춘듯 동작하지 않던 네비게이션 화면에서 다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n̸̨̜̙̞͈͔̻̆͐ą̶̗͔̞̥̼͔̰̠̎̇̑̿͑̔͆̑͝͝v̴̢͖̳͙̝̱͔̪͕̖̗̥̹̇̐͋̑̈̓̊̈̓͆͑̄̅͝i̴̧̮͇̥̾̂͆̈́͆͐́̐͋̌̔̃͠͝͝g̶͇̗̤̘̩͇̝͈̺̠͂̇͛͋́̂̈̒͜͝ā̷͓͉̯̘̮̹̫̇͋̂̃̚ţ̸͉͎͓͈̞́͂̍̓̇̈́̄͆͝i̷̡͚̺̞̝̗̋̋͒̓̀̇̕͝o̶̘̮͉̼͎̱̭͙̫̣͍̙͍͑̅̆̀̉͋̽͝ͅn̴̩̣̝̼̮̺̙͙͚̥̭͉̓͆̑̈́̎́̑̂̒͜ͅ「⊠적▒▒지 6▓ 남았▒▒니다.」

민현성‘거리가 줄었다.’”아무래도 맞는 길로 왔는가본데요.“

신명우"앞으로 6km..."

네비게이션의 음성을 떨치며 운전해 나아갑니다. 도로 짙어진 안개로 인해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차량 주변만 간신히 보입니다. 길은 여전한 노폭 약 6.5미터의 1차선 도로로 이어집니다.

양옆에는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 정도 되는 가드레일이 이어져 있고, 그 너머는 나쁜 가시거리 탓에 철조망 너머로 초록빛의 형체만 어렴풋이 비칠 뿐, 자세한 모습은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일정 구간마다 설치된 가로등은 모두 빛을 잃어, 이 도로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민현성”맞고 틀리고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철조망을 살펴본다.

신명우위화감을 느낀다. 이 풍경은...

철조망을 살펴보는 현성도 기이함을 느낍니다. 분명 처음 와보는 길일텐데, 익숙합니다. 철조망 뒤에 있는 나무들의 배치 조차도 위화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풍경, 본 적 있지 않나요.

민현성“똑같네요.”“전부 다.”

신명우"지나왔던 길... 같지?"

민현성“네.”

신명우"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기준이 생겨서."

민현성‘하필이면 그 기준이 그런 사고현장인건 유감이긴하지만.‘”그러게요. 봐두길 잘한 것 같아요.“출발한다.

신명우"21개였어.""갈림길을 만나기 전까지 지나쳐온 가로등 갯수."

민현성고개를 끄덕인다.

신명우"아주 먼 거리는 아니지." 마인드 컨트롤이다. 찬찬해진 눈으로 창 밖 풍경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노후된 아스팔트 표면은 곳곳이 패여 있고, 그 틈마다 안개가 머금은 습기가 스며들어 검게 젖어 있습니다. 바퀴가 젖은 표면을 구를 때마다 발생하는 질척한 마찰음이 공기 중으로 흩어집니다.

시선을 갓길로 돌리면 숲에서 흘러나온 흙과 부러진 가지들이 가드레일 밑바닥에 퇴적물처럼 쌓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

민현성“...원래 쓰레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신명우"그 전에 표지판이 있었을텐데..."

곧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표지판들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민현성“...그러게요.”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표지판들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습기로 가득 찬 공기 속에서 금속 특유의 차가운 질감만이 어렴풋이 전해질 뿐입니다. 그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민현성“아.”표지판을 살핀다.

‘80’숫자 밑에 밑줄이 쳐진 표지판과 ‘안개 주의’ 표지판을 발견합니다.

민현성“숫자가 다르네요.”

신명우"아까는 시속 40km 제한이었고."

민현성“네.”

지금은? 현성은 표지판의 의미를 알고 있을까. <자동차 운전> 혹은 <교육> 판정

민현성🎲CC<=75 교육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5 > 35 > 어려운 성공

-지금은, 80km/h 아래의 속도로는 달려선 안된다는 최저 속도 제한 표지판입니다.

민현성”달라요.“”그럼 이건 잘못된 길이네요.“유감없이 기어를 당기고 속력을 올린다.

빠른 속도로 가로등을 지나쳐갑니다.

안팎의 온도 차로 인해 뿌옇게 변한 차창은 시야를 흐리고, 결로 현상으로 생긴 습기가 창틀을 타고 차갑게 흘러내립니다. 도로 양옆 가드레일 밑바닥에는 오랜 시간 방치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낙엽더미들이 쌓여 있습니다. 몇 개의 기둥을 통과하면, 부패한 유기물들 틈에 끼어 있는 빈 캔이나 영수증같은 쓰레기가 헤드라이트에 비칩니다. 안개뿐인 이 공간에 남겨진 그 파편들은, 이곳이 과거 인간의 영역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민현성어차피 처음 표지판이 다른 이상엔 이건 잘못된 길이다. 갈림길이 나올 때 까지 달린다.

순식간에 속력을 올립니다. 앞서 보았던 풍경과 다르지 않은 도로위를 달려, 갈림길 앞에 도착합니다.

민현성핸들을 꺾어 오른쪽길로 들어간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르는 소리가 고요한 안개 속을 파고듭니다.

여전히 좁은 6.5m의 도로가 이어지며 저 멀리 안개속에서 새로운 가로등의 실루엣이 나타납니다. 멈춘듯 동작하지 않던 네비게이션 화면에서 다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n̸̨̜̙̞͈͔̻̆͐ą̶̗͔̞̥̼͔̰̠̎̇̑̿͑̔͆̑͝͝v̴̢͖̳͙̝̱͔̪͕̖̗̥̹̇̐͋̑̈̓̊̈̓͆͑̄̅͝i̴̧̮͇̥̾̂͆̈́͆͐́̐͋̌̔̃͠͝͝g̶͇̗̤̘̩͇̝͈̺̠͂̇͛͋́̂̈̒͜͝ā̷͓͉̯̘̮̹̫̇͋̂̃̚ţ̸͉͎͓͈̞́͂̍̓̇̈́̄͆͝i̷̡͚̺̞̝̗̋̋͒̓̀̇̕͝o̶̘̮͉̼͎̱̭͙̫̣͍̙͍͑̅̆̀̉͋̽͝ͅn̴̩̣̝̼̮̺̙͙͚̥̭͉̓͆̑̈́̎́̑̂̒͜ͅ「목적▒까지 5k⊠ 남▒?█▒」

...

네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던 음성은 더 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대로 핸들을 잡은 채 도로를 따라 주행합니다. 짙은 안개로인해 안개등을 켜 두었음에도 차량의 주변만이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도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노폭 약 6.5미터의 좁은 1차선 형태를 유지한 채 이어집니다.

양옆으로는 허리 높이 정도의 가드레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너머에서는 철조망과 초록빛 형체가 안개 속에 잠긴 채 윤곽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가로등들은 모두 빛을 잃은 채, 이 길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1d60 (1D60) > 27

민현성패턴처럼 이어지는 철조망을 물끄러미 바라본다.여전히 닫혀있는가?

닫혀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노면 가운데엔 직선이 아닌, 미묘하게 꺾인 하얀 선들이 헤드라이트의 빛을 받아 명멸합니다.

아스팔트의 표면은 노후되어 곳곳이 패여 있으며, 그 틈새마다 안개가 머금은 습기가 스며들어 검게 젖어 있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를 때마다 공기 중으로 눅눅한 마찰음이 퍼집니다.

갓길 쪽으로 갈수록 숲에서 밀려온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층을 이룬 채 가드레일 밑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민현성10. 미묘하게 꺾인선

신명우창에 머리를 대고 도로 위를 바라본다."아까와 다르게 감속선도 제대로 있네."

민현성“아직까진 제대로 된 길인가봐요.“”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나간다.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40’과 ‘안개 주의’ 표지판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지판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눅눅한 철제 기둥을 타고 흐르는 습기가 차가운 엔진 소리와 뒤섞이며, 도로 초입의 적막을 더욱 무겁게 짓누릅니다.

바깥의 온도가 낮은지 차창 내부에는 김이 서리고, 창틀에서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스미는 것 같습니다. 양쪽 가드레일 아래 틈에는 도로 주변에서 밀려 나온듯한 낙엽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가로등을 두어 개쯤 지나치자, 그 퇴적물 사이로 썩어가는 낙엽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 같은 것들이 뒤섞여 나타납니다. 그것들은 이 길이 한때는 사람들의 일상이 흐르던 곳이었음을, 건조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민현성“잠깐,” 차를 세운다. 쓰레기는 무엇이 있는가?

빈 캔과 영수증 따위가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민현성“...” 있던것들이 있다. 지나간다.

차량이 움직일 때마다 타이어가 노면을 긁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오랫동안 손이 닿지 않은 도로인지, 포장된 아스팔트 위에서도 작은 돌이 튀는 감각과 함께 차체가 잔잔히 흔들립니다. 핸들을 통해 전해지는 떨림은 거칠고 불규칙합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주행 속에서, 가로등 하나 아래에 삽과 검은 봉지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 문득 눈에 띕니다.

민현성‘내려서 다시 내용물을 확인해야겠지...’ “금방 다녀올게요. 잠깐 저 앞까지만요.”안전벨트를 매지 않은진 좀 됐다. 차 문을 열고 다가가 검은 봉지를 확인한다.

밧줄과 테이프, 흙이 묻은 장갑 따위가 싸여있습니다

민현성다시 닫고 제자리에 던져둔 다음 돌아온다.

신명우"문제 없었어?"

민현성”네. 똑같아요. 별거 아닌 쓰레기에요.“

신명우"뭐길래 그래. 다음엔 내가 나갈게. 매번 너만 내려서 확인할 수도 없잖아."

민현성“마지막에요. 지금은 별로. 어차피 제쪽에 있잖아요.”“가까운사람이 내리는게 낫지.” 다시 출발한다.

신명우"... 왠지, 안개 속에 오래 노출되면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래, 현성아."

민현성“저도 마찬가지에요, 형.”잠깐 말없이 앞을 직시하다가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그러니까 젊은 제가 좀 더 움직이는게 맞지 않겠어요.” 너스레를 떤다.

신명우"... ..." 손을 뻗어 현성의 코트를 여며 준다. "상태 안 좋아지는 거 보이면 바로 바꿀 거야. 숨길 생각 하지 말고."

...

제 기능을 잃은 채 죽은 듯 도열한 가로등들을 뒤로하며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의 빛이 닿지 않는 영역은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뿐입니다.

전방의 짙은 안개를 뚫고 나아가던 그때, 도로 정중앙에 이질적인 형태 하나가 불쑥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까워질수록 그것은 누군가 놓고 간 것처럼 도로 위에 남겨진, 곰인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민현성저번엔 엎어져있었지... 차를 세우고 살펴본다.

흙이 묻은 채로 엎어져있습니다.

민현성‘여전하다.’ 역시 지나쳐간다.

시각적으로는 앞서 지난 길과 구분이 가지 않는 경로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고요한 엔진 구동음만이 존재하던 차내에, 불현듯 질척이는 소음이 진동과 함께 스며듭니다. 마치 바퀴가 점성이 있는 바닥을 지날 때처럼 쩌적거리며 달라붙는 소리입니다.

헤드라이트의 광원을 따라 노면의 상태를 보아도, 안개에 젖어 어둡게 가라앉은 아스팔트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민현성”이걸 못해도 네번은 더 겪어야한다니. 조금 끔찍한데요.” 장난스레 말한다. 실제론 그저 서늘한 감정뿐이겠지만.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는다. 그대로 달린다.

이 경로가 끝나는 지점은 여전히 안개 속에 은폐되어 있습니다. 일정하게 반복되던 가드레일의 궤적이 잠시 끊어지듯 일그러집니다.

가로등 하나를 뒤로 보낼 때쯤, 물리적인 타격에 의해 내부로 찌그러진 금속 지지대가 그 형태를 드러냅니다. 안개등의 빛이 닿은 파손된 표면은, 습기를 머금은 채 반사광만을 내뱉고 있습니다.

민현성다시 차를 세운다. 가드레일을 살펴본다.

찌그러진 가드레일에는 다크그레이색의 칠이 묻어있습니다.

민현성‘이것도 여전하다...‘지나간다.

주행 시간의 감각이 희미해질 무렵, 갓길의 어떤 금속체가 헤드라이트 범위 안으로 들어옵니다.

엔진의 기척 없이 숲을 향해 비껴 서 있는 그것은 한 대의 노후된 구형 중형 세단입니다. 오른쪽 눈이 깨진 전조등과 보닛 위를 뒤덮은 썩은 낙엽의 잔해들은, 다크 그레이색 차체가 이 적막한 공간에 유기된 채 오랜 시간 방치되어 왔음을 짐작게 합니다.

민현성’그리고 이건...내려서 확인해야한다.‘

신명우"내릴거지?" 달칵, 조수석 문을 열고 땅에 발을 내린다.

민현성”...“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가 보지 못하는걸 당신은 볼 수 있으니까.탐탁치 않은 표정이 스쳐지나간다. 곧 여상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오히려 기꺼운듯이 표정을 짓곤 차에서 내린다.”네.“사고 차량으로 향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안개등의 커버가 깨져있고 앞 범퍼는 긁히고 움푹 들어간 흔적이 있으며 번호판의 한쪽이 말려 들어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찰> 판정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1 > 61 > 실패

겉보기엔 이전과 같아보이는데...

민현성속은 어떨지 모르지. 트렁크를 열어본다.

덜컹..

...

잠겨있는지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듣기> 판정

민현성🎲CC<=40 듣기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보통 성공

쿵!............

트렁크 안쪽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민현성‘뭔가가 있다, 그리고 문도 열리지 않는다.’

안쪽에서 두드리는 소리에 맞춰 트렁크가 묘하게 들썩거립니다.

쿵, .... 쿵. 쿵.

민현성문 손잡이를 쥔 채로 물끄러미 안을 바라본다. 목 뒤로는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두려움에 의한 긴장보단 무엇을 마주칠지 모른다에 대한 긴장이다.

신명우"...현성아." 범퍼를 살피다가 무언가 발견한듯, 가라앉은 표정으로 몸을 일으킨다.

민현성“...왜요?”“무슨 일 있어요?” 몸을 옆으로 숙여 바라본다.

그의 몸은 타이어 트레드를 향해 있습니다.

무언가가 박히고 끼어 있는데... ...

민현성가까이 다가가 살펴본다.

신명우"...가자." 팔을 꽉 잡는다.

그에 어깨 너머로,

수십개의 부러진 손톱과 머리카락이 얽히고 설켜 타이어 트래드에 박혀있는 것이 보입니다.

민현성눈쌀을 찌푸린다. 공간이 그에게 외치는 것 같다. 그 이상의 사건이 있었다고.알고 있지만 관여하고 싶지 않다. 그는 신명우가 아니다. 오히려 그가 이 사건에 관여하겠다고 말하면 막아야하는 인물이지.”가요.“ 눈동자가 떨린다. 얼굴이 희게 질린다.차마 못보겠다는듯 고개를 돌리곤 차에 올라탄다.

신명우현성의 어깨를 둘러 잡고 차로 향한다.

민현성운전석에 앉아선 고개를 숙인다. “...”

신명우올라타 한숨을 뱉는다. 안전벨트로 손이 가지 않는다. "... ...""이번에도 오른쪽이겠네." 겨우 입을 뗀다

민현성핸들 아래쪽을 매만지다가 고개만 끄덕인다.“무서워요, 형.”기어를 당긴다. “다음엔 내리지 말아요.”엑셀을 밟는다.이 또한 이상현상이다. 갈림길이 나올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신명우대답은 하지 않는다. 당신이 나간다면 따라 나가고 말 것이라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어서.

반사경까지 지나치면 머지않아 조금 옅어진 안개 사이로 차량 앞에 다시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왼쪽과 오른쪽, 두 길은 마치 거울을 사이에 둔 듯 비슷한 풍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낡은 아스팔트의 질감도, 갓길에 쌓인 흙의 높이도, 심지어는 안개 속으로 소실되는 각도마저 동일합니다.

민현성이번에도 오른쪽이다. 지체없이 핸들을 돌린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백미러 너머로 멀어지는 가로등의 잔상은 이전보다 조금 더 명확하게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차량의 엔진 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며 안개 속을 맴돕니다.

곧 지나온 길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 드러나며 동작하지 않던 네비게이션 화면에서 다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n̸̨̜̙̞͈͔̻̆͐ą̶̗͔̞̥̼͔̰̠̎̇̑̿͑̔͆̑͝͝v̴̢͖̳͙̝̱͔̪͕̖̗̥̹̇̐͋̑̈̓̊̈̓͆͑̄̅͝i̴̧̮͇̥̾̂͆̈́͆͐́̐͋̌̔̃͠͝͝g̶͇̗̤̘̩͇̝͈̺̠͂̇͛͋́̂̈̒͜͝ā̷͓͉̯̘̮̹̫̇͋̂̃̚ţ̸͉͎͓͈̞́͂̍̓̇̈́̄͆͝i̷̡͚̺̞̝̗̋̋͒̓̀̇̕͝o̶̘̮͉̼͎̱̭͙̫̣͍̙͍͑̅̆̀̉͋̽͝ͅn̴̩̣̝̼̮̺̙͙͚̥̭͉̓͆̑̈́̎́̑̂̒͜ͅ「?▒지까⊠ 4km 남았▒▒다.」

안개 너머의 풍경은 마치 누군가 정교하게 복제해 둔 것처럼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이어집니다.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시야는 여전히 차량 주변의 좁은 반경 안에 갇혀 있으며, 6.5m 폭의 아스팔트 도로는 거대한 미로의 복도처럼 압박당하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허리 높이의 가드레일은 안개에 젖어 서늘한 광택을 내뿜고, 그 너머 철조망에 가로막힌 숲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만을 품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채 도열한 가로등 기둥들은 도로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1d60 (1D60) > 12

민현성머지 않았다. 왔을 때와 다름없이 도로를 달린다.

아스팔트의 거친 표면은 곳곳이 파여 나간 채 안개의 습기를 머금어 검게 젖어 있고, 그 위를 지나는 타이어는 연신 축축하고 낮은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뱉습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영역 안에서, 직선을 잃고 비뚤어진 하얀선들이 단조로운 리듬으로 번뜩입니다.

갓길과 가드레일 사이의 틈새에는 숲의 잔해인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켜켜이 층을 이룬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

도로 초입, 첫 번째 가로등 앞에 속도 제한을 알리는 원형 표지판과 ‘안개 주의’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표지판 주변의 공기는 유난히 눅눅해 헤드라이트 불빛이 닿는 범위에서도 금속 표면이 미묘하게 번들거립니다. 사방은 지독하리만큼 고요하며, 습기를 머금어 매끄러워진 표지판의 표면만이 라이트의 빛을 힘없이 반사합니다.

민현성숫자를 확인한다.

'40’이라는 숫자가 적힌 붉은 테두리의 표지판입니다.

민현성슬쩍 확인하고 지나간다.

차체는 일정한 속도로 안개를 밀어내며 나아갑니다. 차가운 외부 기온 탓에 유리창 안쪽에는 뿌연 물방울이 맺히고, 창틀 틈새로는 냉기가 스며듭니다. 가드레일 아래편에는 눅눅하게 썩어가는 낙엽들이 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로등 몇 개를 더 지나치자, 그 잎사귀들 사이로 오래된 쓰레기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밉니다. 그것들은 이 무미건조한 도로가 한때는 누군가의 평범한 통로였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민현성쓰레기를 확인해본다.

음료 캔과 영수증 따위의 것들이 떨어져있습니다.

민현성문득 그는 영수증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잠시 차를 세우고 영수증을 확인한다.

상단에 인근 장난감 가게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날짜가 찍힌 부분은 습기에 번져 숫자 일부만 남아 있어 식별이 어렵습니다.
아래로 이어진 구매 내역에는 ‘곰인형 1개’이라는 글자가 흐릿하게 남아 있습니다.

민현성이제 와서 이 기묘한 도로의 위치는 중요치 않으므로 영수증을 제자리에 둔다. 다시 출발한다.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굴러가는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관리가 끊긴 지 오래된 듯, 포장된 노면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자갈이 튀는 느낌과 함께 차체가 간헐적으로 흔들립니다.

핸들로 전해지는 떨림은 거칠고 고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도로 위에서, 가드레일 일부가 뚫려있는 부분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 너머로는 길을 가로막고 있던 철조망 또한 일부가 사라져 있습니다.

민현성원래라면 삽과 검은 봉투가 있어야 할 곳이다.“확인하고 올게요.”

신명우팔을 잡는다. "너 혼자선 안 보낼 거야."

민현성“바로 앞인데도요.““금방 올게요. 정말로요...“그는 잘린 철조망 너머의 풍경을 상상해본다. 무엇이 있을까. 아마 매장지? 아니면 시신?

신명우"바로 앞이어도. 안개가 이렇게 짙은 걸." 주머니 속 손전등을 확인 한 뒤 문을 연다. 차에서 완전히 내리기 전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민현성뭐가됐던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신명우"귀찮아?" 고개가 기울어진다. 농담하듯이, 떠보듯이.

민현성”아뇨. 형. 나가지 마요.“

신명우달칵, 손전등을 키고 끄길 반복한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기분이 들어."

민현성“그냥 없던게 생겼으니까, 그걸로 넘어가요.”

신명우그리고 현성의 얼굴을 들여다보길 한 번. 손전등을 내려놓는다. "...그래, 지금 당장은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맞지."철조망 너머를 바라본다.

민현성막상 막고보니 그렇게 마음이 개운하진 않다. 몸을 돌려 운전대를 잡았지만... 아마 당신은 포기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침묵이 길다. 차마 출발하지 않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입을 연다.
“...사실은.”“봉투 안에 밧줄이랑 장갑이 있었어요.”“테이프도요.”

신명우"...일부러 숨겼구나."

민현성“네.”“형이 조사하겠다고 나갈까봐요.”

신명우"그래서 계속 막았던 거고." 당신의 추측은 부정하지 않는다.

민현성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신명우"꼭 누군가의 반추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야.""저 안개에 어떤 의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건 이상하겠지만, 비추는 지점은 명확하지.""외면하고 넘기기엔 힘든 것들이야.""하지만... ...""네 의사를 무시한 채 안전을 담보로 내놓고 몰두할 일도 아니야." 정면을 응시하던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민현성사실 답은 어느정도 정해져있다. 여지껏 출발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내려요.""대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돌아오기로 해요."

신명우"고마워." 그의 배려임을 안다. 손전등을 키고 차에서 내린다. 앞장설 생각이다.

민현성차문 손잡이를 한번 굳게 쥐고 밖으로 나간다.

...

가드레일을 넘습니다.

손전등의 빛에 의지해 시야를 확보하고 숲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지난 계절의 마른 잎들이 신발 밑창 아래에서 바스러지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신명우"여기도 아무것도 없긴 매한가지네."

그 흔한 벌레 울음이나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기이할 정도로 고요한 숲입니다.

민현성"아무것도 안보여요?"뒤로 붙어 어깨너머를 살핀다. 정말로 암흑뿐인가?

신명우"안쪽으로 더 들어가봐야 알겠는데." 손전등으로 안쪽을 비춰본다.

그 안쪽을 바라보면, 나무 사이 검은 그림자를 발견합니다.

민현성눈매가 가늘어진다.

움직이지 않습니다. 툭 튀어나왔다기보다는... 빛이 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신명우아래를 내려다보더니, 발로 낙엽을 비벼 치워본다. 잠깐 허리를 낮춰 바닥을 확인하곤."누군가 왔던 건 틀린 없는데..."

민현성"안으로 더 들어가봐요."

명우의 발 아래, 물을 머금은 흙이 푹 파여있습니다. 낯선 족적입니다.

다시 얼마쯤 걷다보면, 검은 그림자의 정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신명우"조심해." 팔로 막아선다.

앞, 아니 그 아래에 있는 것은

커다란 구덩이.

인위적으로 파여진 모양새로, 성인 두 명 정도가 누워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크기와 깊이입니다.

구덩이 주변에는 삽과 밧줄, 테이프, 흙묻은 장갑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민현성멈춰선다. 앞을 바라본다. 의도적으로 파인 구덩이 두개를 바라본다.그리곤 잠시 의아한듯 다시 고개를 기울인다...운전석과 조수석에 사람이 앉아있었다면 사고가 난 인원은 총 둘... 시신이 구덩이를 팔리는 없으니 운전자나 동승자가 구덩이를 팠을 것이다.그런데 왜 굳이 두개를...?

신명우주변을 경계하며 인기척을 살피지만 느껴지는 것은 없다. 밧줄을 들어올려 만져보다 내려둔다.

민현성"비닐에 들어있던 밧줄일거에요. 거기 들어있던게 전부 여기있거든요."

신명우"이런 쓰임새가 아니길 바랬는데 말이야." 허탈하게 웃는다. 어그러진 시공간. 이곳은 '실제 사건현장'은 아니리라. 그렇다면 더 볼 것은 없다.

민현성몸을 돌려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렇지만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계셨잖아요."

신명우"그래."

민현성축축한 진흙이 신발에 감기고 낙엽이 젖어들어가는 소리가 적막한 숲 속에 울린다. 뒤를 돌아본다. 오고 있는가?

신명우'그래도, 그 예측이 빗나가길 바랄 때가 많거든. 언제나.' 찜찜한 기분을 안은채 현성을 따라 숲을 나온다. 금방 성큼성큼 거리를 좁혀 어깨가 부딪힐 정도의 거리에 선다.

민현성안도한듯 눈짓하고 다시 몸을 돌려 숲 밖으로 나온다.

숲에서 꽤 오랜 시간을 헤맨 느낌이 들었음에도 돌아오는 길은 짧습니다.

깜빡.

명우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앞을 바라보면, 익숙한 도로의 앞입니다. 몇 걸음도 채 걷지 않았는데도요.

민현성"...들어갈 땐 저승길같더니 나올 땐 금방이네." 중얼거리며 도로 위로 올라온다.차로 돌아간다. 운전석에 앉아 명우가 타길 기다렸다가 시동을 건다.

신명우"숨겨진 걸 찾아내 버렸으니 이젠 볼일 없다는 거겠지."또 금방 운전석 자리를 꿰차는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숨을 뱉고는, 조수석에 탑승한다.

민현성'내자리야.'안전벨트를 맨것까지 확인하고 엑셀을 밟는다. 이상현상 하나. 그럼 갈림길까지.

신명우'운전 맡긴 최장시간 갱신했다'

금새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대칭적인 두 길, 그간 봐왔던 풍경과 같습니다.

민현성이번에도 지체없이 오른쪽으로 꺾는다.

타이어가 젖은 아스팔트를 뭉개는 마찰음이 안개의 정적을 깨며 들려옵니다. 너비 6.5m의 협소한 도로가 오차 없이 이어지고, 전방의 흐린 대기 너머로 가로등의 이질적인 실루엣이 차례로 다가옵니다.

가동을 멈췄던 내비게이션 패널에서 기계적인 음성이 정지되었던 안내를 재개합니다.

n̸̨̜̙̞͈͔̻̆͐ą̶̗͔̞̥̼͔̰̠̎̇̑̿͑̔͆̑͝͝v̴̢͖̳͙̝̱͔̪͕̖̗̥̹̇̐͋̑̈̓̊̈̓͆͑̄̅͝i̴̧̮͇̥̾̂͆̈́͆͐́̐͋̌̔̃͠͝͝g̶͇̗̤̘̩͇̝͈̺̠͂̇͛͋́̂̈̒͜͝ā̷͓͉̯̘̮̹̫̇͋̂̃̚ţ̸͉͎͓͈̞́͂̍̓̇̈́̄͆͝i̷̡͚̺̞̝̗̋̋͒̓̀̇̕͝o̶̘̮͉̼͎̱̭͙̫̣͍̙͍͑̅̆̀̉͋̽͝ͅn̴̩̣̝̼̮̺̙͙͚̥̭͉̓͆̑̈́̎́̑̂̒͜ͅ「목적▒▒▒ 3¿¿ █▓습니다.」

...

안개 너머의 풍경은 마치 누군가 정교하게 복제해 둔 것처럼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이어집니다.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시야는 여전히 차량 주변의 좁은 반경 안에 갇혀 있으며, 6.5m 폭의 아스팔트 도로는 거대한 미로의 복도처럼 압박당하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허리 높이의 가드레일은 안개에 젖어 서늘한 광택을 내뿜고, 그 너머 철조망에 가로막힌 숲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만을 품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채 도열한 가로등 기둥들은 도로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민현성▶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다.
지나친다.

아스팔트의 거친 표면은 곳곳이 파여 나간 채 안개의 습기를 머금어 검게 젖어 있고, 그 위를 지나는 타이어는 연신 축축하고 낮은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뱉습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영역 안에서, 직선을 잃고 비뚤어진 하얀선들이 단조로운 리듬으로 번뜩입니다.
갓길과 가드레일 사이의 틈새에는 숲의 잔해인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켜켜이 층을 이룬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민현성역시나 지나간다.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40’과 ‘안개 주의’ 표지판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지판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눅눅한 철제 기둥을 타고 흐르는 습기가 차가운 엔진 소리와 뒤섞이며, 도로 초입의 적막을 더욱 무겁게 짓누릅니다.

민현성표지판을 흘끗 본다. 이상없다. 지나간다.

차체는 일정한 속도로 안개를 밀어내며 나아갑니다. 차가운 외부 기온 탓에 유리창 안쪽에는 뿌연 물방울이 맺히고, 창틀 틈새로는 냉기가 스며듭니다. 가드레일 아래편에는 눅눅하게 썩어가는 낙엽들이 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로등 몇 개를 더 지나치자, 그 잎사귀들 사이로 오래된 쓰레기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밉니다. 그것들은 이 무미건조한 도로가 한때는 누군가의 평범한 통로였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민현성쓰레기를 확인한다.

음료수 캔과 영수증입니다.

민현성넘어간다.

차량이 움직일 때마다 타이어가 노면을 긁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오랫동안 손이 닿지 않은 도로인지, 포장된 아스팔트 위에서도 작은 돌이 튀는 감각과 함께 차체가 잔잔히 흔들립니다. 핸들을 통해 전해지는 떨림은 거칠고 불규칙합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주행 속에서, 가로등 하나 아래에 삽과 검은 봉지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 문득 눈에 띕니다.

민현성"..." 내부를 확인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나간다.

빛을 잃고 늘어선 가로등 대열을 뒤로한 채 계속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좁은 범위를 제외하면, 주위는 끝을 알 수 없는 암흑뿐입니다.

빽빽한 안개를 뚫고 전진하던 그 순간, 차선 한가운데에 놓인 낯선 형체 하나가 불쑥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놓고 간 것처럼 도로 위에 남겨진 곰인형입니다.

민현성엎어져있을까?

흙먼지가 묻은 채 땅에 배를 대고 있습니다.

민현성그렇다면야.. 지나간다.

방금 통과했던 구간의 궤적이 그대로 복제된 듯한 길이 다시 이어집니다.

무미건조한 기계음만 가득하던 공간에, 어느 지점부터 불쾌한 질감의 마찰음이 쩌적거리며 섞여 듭니다. 바퀴가 습한 노면에 들러붙었다가 찰나의 간격으로 떨어지는 듯한 소음입니다. 시선을 노면으로 옮기면 전면 가득한 안개와 검게 젖은 평범한 아스팔트가 헤드라이트 빛 아래 무심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민현성"괜히 아무일 없으니까 더... 꺼림칙한데요."가드레일을 살펴본다.

신명우"놓친건 없겠지?"

금속질의 가드레일이 도로를 따라 쭉 이어져 있습니다.

민현성"...안되면 걸어서 돌아가보려고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어보입니다.

민현성"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 밖에..." 천천히 지나간다.

이 경로가 끝나는 지점은 여전히 안개 속에 은폐되어 있습니다.

일정하게 반복되던 가드레일의 궤적이 잠시 끊어지듯 일그러집니다. 가로등 하나를 뒤로 보낼 때쯤, 물리적인 타격에 의해 내부로 찌그러진 금속 지지대가 그 형태를 드러냅니다. 안개등의 빛이 닿은 파손된 표면은, 습기를 머금은 채 반사광만을 내뱉고 있습니다.

신명우"그 '규칙'이라는 걸 준수하지 못하면 여기에 영영 갇히는 걸까." 실종 전단지를 떠올린다. 어쩌면 안개에 집어삼켜진 것은 우리 뿐만이 아니라...

민현성...다시 가드레일을 살펴본다. "그렇지만 저흰 나갈거니까 괜찮아요."

가드레일에 묻은 칠이 벗겨진 흔적을 봅니다. 다크 그레이색의 페인트 색상입니다. 가드레일 아래 바닥은 습기에 젖은 흙으로 눌려 있으며 유리 조각들이 섞여 있습니다.

민현성고개를 기울인다.▶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갈림길로 향한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앞으로 향하려던 그 때,

정면의 암흑을 뚫고 역주행 차량의 라이트가 눈을 찌를 듯 다가옵니다.

상대 차량의 하이빔에 시야가 희게 가려집니다.

신명우"현성아! 앞에!"

민현성"...!" 핸들을 재빨리 반대로 꺾는다

<이성> 판정

민현성🎲CC<=88 이성 (1D100<=8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자동차 운전> 혹은 <민첩> 판정

민현성🎲CC<=50 민첩성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2 > 92 > 실패

강한 섬광에 노출된 시야가 순간 마비되며 대응 속도가 지연됩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타이밍을 놓친 차체는 관성에 의해 미끄러지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찌그러뜨리며 반동과 함께 멈춰 섭니다.

앞 유리 너머로 부서진 라이트 파편들이 흩어집니다.

...

.

.

.

정신을 차리면 다시 도로의 초입입니다.

심야의 도로 위에는 짙은 안개가 깔려 있고, 엔진 소리만이 고요함을 밀어냅니다.

이어 노이즈 낀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n̸̨̜̙̞͈͔̻̆͐ą̶̗͔̞̥̼͔̰̠̎̇̑̿͑̔͆̑͝͝v̴̢͖̳͙̝̱͔̪͕̖̗̥̹̇̐͋̑̈̓̊̈̓͆͑̄̅͝i̴̧̮͇̥̾̂͆̈́͆͐́̐͋̌̔̃͠͝͝g̶͇̗̤̘̩͇̝͈̺̠͂̇͛͋́̂̈̒͜͝ā̷͓͉̯̘̮̹̫̇͋̂̃̚ţ̸͉͎͓͈̞́͂̍̓̇̈́̄͆͝i̷̡͚̺̞̝̗̋̋͒̓̀̇̕͝o̶̘̮͉̼͎̱̭͙̫̣͍̙͍͑̅̆̀̉͋̽͝ͅn̴̩̣̝̼̮̺̙͙͚̥̭͉̓͆̑̈́̎́̑̂̒͜ͅ「목▒지까지 7km █▓습니다.」

...

사고로 인한 충격이 생생합니다. <이성> 판정

민현성🎲CC<=88 이성 (1D100<=8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1 > 61 > 보통 성공

신명우🎲CC<=65 이성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민현성, 이성 1 차감 . 신명우, 이성 1d4 차감

신명우🎲1d4 (1D4) > 2

system [ 신명우 ] 이성 : 65 → 63

system [ 민현성 ] 이성 : 88 → 87

민현성"..."

신명우찡그린 채 길게 숨을 내쉰다.

민현성핸들을 굳게 쥐어 표면을 감싸고 있는 가죽이 뒤틀린다. 관자놀이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흰 눈동자와 검은 동공이 적을 둘 곳을 찾지 못하고 흔들린다.시선은 천천히 조수석을 향한다. 살아있다."...괜찮아요?"

신명우"... ..." 고개를 숙인 채, 몸을 잘게 떤다.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를 낸다. "괜찮아.""성아, 너. 이상한 곳 없지?"

민현성"...네.""...""죄송해요." 겨우 내뱉는다.

신명우"네 잘못 아니야." 눈을 내리 뜨고 허벅지 위에서 주먹을 쥐었다 편다.

민현성"그래도요."불안한 눈으로 당신의 안색을 살핀다. "정말 괜찮은거 맞죠?"

신명우"가자. 지금은 기회가 있단 것에 감사하고." 걱정 말라는듯 손을 뻗어 당신의 어깨를 문지르다 뗀다.

안개 너머의 풍경은 마치 누군가 정교하게 복제해 둔 것처럼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이어집니다.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시야는 여전히 차량 주변의 좁은 반경 안에 갇혀 있으며, 6.5m 폭의 아스팔트 도로는 거대한 미로의 복도처럼 압박당하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허리 높이의 가드레일은 안개에 젖어 서늘한 광택을 내뿜고, 그 너머 철조망에 가로막힌 숲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만을 품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채 도열한 가로등 기둥들은 도로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민현성"..."손 끝이 떨린다.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엑셀을 밟는다. 지나간다.

노후된 아스팔트 표면은 곳곳이 패여 있고, 그 틈마다 안개가 머금은 습기가 스며들어 검게 젖어 있습니다. 바퀴가 젖은 표면을 구를 때마다 발생하는 질척한 마찰음이 공기 중으로 흩어집니다.
시선을 갓길로 돌리면 숲에서 흘러나온 흙과 부러진 가지들이 가드레일 밑바닥에 퇴적물처럼 쌓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40’과 ‘안개 주의’ 표지판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지판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눅눅한 철제 기둥을 타고 흐르는 습기가 차가운 엔진 소리와 뒤섞이며, 도로 초입의 적막을 더욱 무겁게 짓누릅니다.

민현성"...흰 선이 안보이는 것 같아요." 차창 밖으로 몸을 빼 아스팔트 위를 살핀다.

하얀 선들이 도로를 타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현성...직선인가?

미묘하게 꺾여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차체는 일정한 속도로 안개를 밀어내며 나아갑니다. 차가운 외부 기온 탓에 유리창 안쪽에는 뿌연 물방울이 맺히고, 창틀 틈새로는 냉기가 스며듭니다. 가드레일 아래편에는 눅눅하게 썩어가는 낙엽들이 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로등 몇 개를 더 지나치자, 그 잎사귀들 사이로 음료캔과 영수증 따위가 고개를 내밉니다. 그것들은 이 무미건조한 도로가 한때는 누군가의 평범한 통로였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타이어가 노면을 마찰하는 소음이 단조롭게 이어집니다. 보수가 끊긴 도로인지, 바퀴 아래에서 튀어 오른 파편들이 차체 하부를 때리는 감각과 함께 미세한 진동이 올라옵니다. 핸들을 쥔 손바닥에는 노면의 거칠고 불규칙한 질감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그렇게 나아가던 중, 어느 가로등 아래에 삽 한 자루와 검은 봉지가 버려진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민현성봉투를 바라본다. "..." 지나간다.

제 기능을 잃은 채 죽은 듯 도열한 가로등들을 뒤로하며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의 빛이 닿지 않는 영역은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뿐입니다.
전방의 짙은 안개를 뚫고 나아가던 그때, 도로 정중앙에 이질적인 형태 하나가 불쑥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까워질수록 그것은 누군가 놓고 간 것처럼 도로 위에 남겨진, 곰인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민현성곰인형은 쓰러져있을까?

곰인형은 땅에 등을 대고 있습니다.

민현성'다르다.'내려서 확인해볼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이상현상 하나. 갈림길로 바로 향한다.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진 갈림길이 눈 앞에 나타납니다.

민현성오른쪽으로 꺾는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백미러 너머로 멀어지는 가로등의 잔상은 이전보다 조금 더 명확하게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차량의 엔진 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며 안개 속을 맴돕니다.
곧 지나온 길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 드러나며 동작하지 않던 네비게이션 화면에서 다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n̸̨̜̙̞͈͔̻̆͐ą̶̗͔̞̥̼͔̰̠̎̇̑̿͑̔͆̑͝͝v̴̢͖̳͙̝̱͔̪͕̖̗̥̹̇̐͋̑̈̓̊̈̓͆͑̄̅͝i̴̧̮͇̥̾̂͆̈́͆͐́̐͋̌̔̃͠͝͝g̶͇̗̤̘̩͇̝͈̺̠͂̇͛͋́̂̈̒͜͝ā̷͓͉̯̘̮̹̫̇͋̂̃̚ţ̸͉͎͓͈̞́͂̍̓̇̈́̄͆͝i̷̡͚̺̞̝̗̋̋͒̓̀̇̕͝o̶̘̮͉̼͎̱̭͙̫̣͍̙͍͑̅̆̀̉͋̽͝ͅn̴̩̣̝̼̮̺̙͙͚̥̭͉̓͆̑̈́̎́̑̂̒͜ͅ「⊠적▒▒지 6▓ 남았▒▒니다.」

...

안개 너머의 풍경은 마치 누군가 정교하게 복제해 둔 것처럼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이어집니다.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시야는 여전히 차량 주변의 좁은 반경 안에 갇혀 있으며, 6.5m 폭의 아스팔트 도로는 거대한 미로의 복도처럼 압박당하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허리 높이의 가드레일은 안개에 젖어 서늘한 광택을 내뿜고, 그 너머 철조망에 가로막힌 숲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만을 품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채 도열한 가로등 기둥들은 도로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아스팔트의 거친 표면은 곳곳이 파여 나간 채 안개의 습기를 머금어 검게 젖어 있고, 그 위를 지나는 타이어는 연신 축축하고 낮은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뱉습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영역 안에서, 직선을 잃고 비뚤어진 하얀선들이 단조로운 리듬으로 번뜩입니다.
갓길과 가드레일 사이의 틈새에는 숲의 잔해인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켜켜이 층을 이룬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민현성별 일 없어보인다. 지나간다.

도로 초입, 첫 번째 가로등 앞에 속도 제한을 알리는 원형 표지판과 ‘전방 주시’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표지판 주변의 공기는 유난히 눅눅해 헤드라이트 불빛이 닿는 범위에서도 금속 표면이 미묘하게 번들거립니다. 사방은 지독하리만큼 고요하며, 습기를 머금어 매끄러워진 표지판의 표면만이 라이트의 빛을 힘없이 반사합니다.

민현성"..."백미러조차 보지 않고 앞만 바라본다.애초부터 그랬다. 뒤를 볼 이유는 없으니까.

신명우그 또한 시선을 앞으로 향하고 있다.

민현성엑셀을 밟아 속도를 높인다. 그대로 갈림길까지 달린다.

갈림길이 나타난다. 어떻게 할까?

민현성오른쪽으로 간다.

타이어가 젖은 아스팔트를 뭉개는 마찰음이 안개의 정적을 깨며 들려옵니다. 너비 6.5m의 협소한 도로가 오차 없이 이어지고, 전방의 흐린 대기 너머로 가로등의 이질적인 실루엣이 차례로 다가옵니다. 가동을 멈췄던 내비게이션 패널에서 기계적인 음성이 정지되었던 안내를 재개합니다.

n̸̨̜̙̞͈͔̻̆͐ą̶̗͔̞̥̼͔̰̠̎̇̑̿͑̔͆̑͝͝v̴̢͖̳͙̝̱͔̪͕̖̗̥̹̇̐͋̑̈̓̊̈̓͆͑̄̅͝i̴̧̮͇̥̾̂͆̈́͆͐́̐͋̌̔̃͠͝͝g̶͇̗̤̘̩͇̝͈̺̠͂̇͛͋́̂̈̒͜͝ā̷͓͉̯̘̮̹̫̇͋̂̃̚ţ̸͉͎͓͈̞́͂̍̓̇̈́̄͆͝i̷̡͚̺̞̝̗̋̋͒̓̀̇̕͝o̶̘̮͉̼͎̱̭͙̫̣͍̙͍͑̅̆̀̉͋̽͝ͅn̴̩̣̝̼̮̺̙͙͚̥̭͉̓͆̑̈́̎́̑̂̒͜ͅ「목적▒까지 5k⊠ 남▒?█▒」

네비게이션의 음성을 떨치며 운전해 나아갑니다. 도로 짙어진 안개로 인해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차량 주변만 간신히 보입니다. 길은 여전한 노폭 약 6.5미터의 1차선 도로로 이어집니다.

양옆에는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 정도 되는 가드레일이 이어져 있고, 그 너머는 나쁜 가시거리 탓에 철조망 너머로 초록빛의 형체만 어렴풋이 비칠 뿐, 자세한 모습은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일정 구간마다 설치된 가로등은 모두 빛을 잃어, 이 도로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민현성잠시 속도를 늦추고 철조망을 살펴본다.

닫힌 철조망 뒤로 검은색 숲이 보입니다.

민현성...별일 없네. 지나간다.

노면 가운데엔 직선이 아닌, 미묘하게 꺾인 하얀 선들이 헤드라이트의 빛을 받아 명멸합니다. 아스팔트의 표면은 노후되어 곳곳이 패여 있으며, 그 틈새마다 안개가 머금은 습기가 스며들어 검게 젖어 있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를 때마다 공기 중으로 눅눅한 마찰음이 퍼집니다.
갓길 쪽으로 갈수록 숲에서 밀려온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층을 이룬 채 가드레일 밑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민현성역시 전과 같아보인다. 지나간다.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40’과 ‘안개 주의’ 표지판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지판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눅눅한 철제 기둥을 타고 흐르는 습기가 차가운 엔진 소리와 뒤섞이며, 도로 초입의 적막을 더욱 무겁게 짓누릅니다.

민현성"뭣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표지판을 확인하고 그제서야 속도를 줄인다. 지나간다.

주행이 계속됩니다. 안팎의 온도 차로 인해 뿌옇게 변한 차창은 시야를 흐리고, 결로 현상으로 생긴 습기가 창틀을 타고 차갑게 흘러내립니다. 도로 양옆 가드레일 밑바닥에는 오랜 시간 방치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낙엽더미들이 쌓여 있습니다.
몇 개의 기둥을 통과하면, 부패한 유기물들 틈에 끼어 있는 빈 캔이나 영수증같은 쓰레기가 헤드라이트에 비칩니다. 안개뿐인 이 공간에 남겨진 그 파편들은, 이곳이 과거 인간의 영역이었음을 알려줍니다.

신명우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입술을 뗀다."...이 안개의 중심에 그 사고가 있다는 것만 확실하지."그리고 손을 뻗어... 달칵, 히터의 온도를 높인다.

민현성역시나 다른 점은 없다. 지나간다. 차 안이 슬슬 그에겐 덥다. 잠깐 차를 세운다.코트를 벗어 건넨다. "덮고 있어요 형."

신명우잠자코 코트를 받아든다. 담요처럼 그 아래 몸을 숨기곤,"미안. 혹시 더웠어?"

민현성"아뇨. 형이 추워보여서..."

신명우"아," 어색하게 웃는다."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니 피로가 쌓였나봐. 감기 기운이 있나."잘못하면 돌아가서 병가를 내야할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곤, 여상한 낯으로 앞을 바라본다.

민현성"...""몸 안좋으면 시트 젖혀서 누워도 돼요. 형."

신명우"괜찮아." 입꼬리를 밀어올려 웃는다. 농조로."나도 잘 봐둬야 네가 놓치는 걸 잡지."

민현성"...제가 잘볼게요..해도 안누우실거죠."

신명우"널 못 믿는 건 아니야.""이거라도 하게 해줘."

민현성"알았어요." 잠깐 손을 뻗어 당신의 이마에 대본다. 열은 날까?

신명우멈칫, 반사적으로 몸을 물리다가 눈을 굴리며 이마를 기댄다.

열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보다 낮은 체온을 가진 당신이 느끼기에도 차갑습니다.

민현성"..."

신명우"괜찮아. 앞에 봐."

민현성영 표정이 좋지 않다. 가만히 바라보다 고개를 돌린다.운전대를 잡고 다시 엑셀을 밟는다. 숨긴다면 숨기는 이유가 있다.여기서 어쩔 수 없는 일을 가지고 쩔쩔 매다가 오히려 악화되면 곤란하다... 그렇다고한들 걱정되는 마음을 없는 척 가라앉힐 순 없지만.

아스팔트 위를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오래 관리되지 않은 도로인지, 포장된 노면임에도 간간히 작은 돌이 튀는 감각과 함께 차체가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핸들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은 거칠고,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도로 위, 가로등 하나 아래에 삽과 검은 봉지가 나란히 버려져 있는 것이 문득 시야에 걸립니다.

민현성스쳐지나간다.

빛을 잃고 늘어선 가로등 대열을 뒤로한 채 계속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좁은 범위를 제외하면, 주위는 끝을 알 수 없는 암흑뿐입니다. 빽빽한 안개를 뚫고 전진하던 그 순간, 차선 한가운데에 놓인 낯선 형체 하나가 불쑥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놓고 간 것처럼 도로 위에 남겨진 곰인형입니다.

민현성엎어져있겠지. 곰인형을 살펴본다.

이번엔 분명히 엎어져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방금 통과했던 구간의 궤적이 그대로 복제된 듯한 길이 다시 이어집니다. 무미건조한 기계음만 가득하던 공간에, 어느 지점부터 불쾌한 질감의 마찰음이 쩌적거리며 섞여 듭니다. 바퀴가 습한 노면에 들러붙었다가 찰나의 간격으로 떨어지는 듯한 소음입니다. 시선을 노면으로 옮기면 전면 가득한 안개와 검게 젖은 평범한 아스팔트가 헤드라이트 빛 아래 무심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도로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여전히 가늠할 수 없는 주행이 계속됩니다. 평행을 유지하며 흐르던 가드레일의 질서가 한순간 흐트러집니다. 가로등 아래를 지나치자마자, 거친 충돌의 흔적을 남기며 안쪽으로 깊게 패인 가드레일의 잔해가 시야에 잡힙니다. 라이트가 비추는 찌그러진 금속면은, 자욱한 습기 사이에서 예리한 광택을 띠며 존재를 드러냅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손을 뻗어 히터 온도를 조금 더 높인다.

주행 시간의 감각이 희미해질 무렵, 갓길의 어떤 금속체가 헤드라이트 범위 안으로 들어옵니다. 엔진의 기척 없이 숲을 향해 비껴 서 있는 그것은 한 대의 노후된 구형 중형 세단입니다. 오른쪽 눈이 깨진 전조등과 보닛 위를 뒤덮은 썩은 낙엽의 잔해들은, 다크 그레이색 차체가 이 적막한 공간에 유기된 채 오랜 시간 방치되어 왔음을 짐작게 합니다.

민현성그리고 그즈음 차를 세운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여기 있어요."

신명우입술을 달싹이다가 찡그려 웃는다"...그래."

민현성"다녀올게요."운전석 문을 열고 나가 사고차량으로 다가간다.

사고 차량 주변은 고요합니다. 안개등의 커버가 깨져있고, 앞 범퍼는 긁히고 움푹 들어간 흔적이 있으며 번호판의 한쪽이 말려 들어간 흔적이 보입니다.

민현성앞으로 가 운전석을 살펴본다.

먼지 앉은 창 너머로 안쪽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평범하게 비어있는 내부군요.

민현성조수석도 마찬가지로 비어있을까?

비어있습니다.

민현성"..."외관은 전과 다름없다. 트렁크는?

세차용품이나 비상 구급함, 담요같은 일상 용품이 보입니다.

물건들은 끝으로 밀려있네요.

민현성"..." 바뀐게 없는 것 같은데... 차로 돌아온다.

신명우"어땠어?"

민현성"다른게 없었어요."지나간다.

빛을 잃은 무채색의 가로등 하나를 추가로 통과합니다. 가로등 기둥들은 안개 속에서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서 있는 듯 보이지만, 그 배치가 정밀하게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신명우"이번엔 정말로..."

길을 따라 조금 더 나아가자, 운전석 방향 가드레일 외곽에 녹슨 채 방치된 반사경 하나가 시선 끝에 걸려듭니다.

민현성속도를 늦춰 반사경을 바라본다.

<관찰> 판정

민현성
🎲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 > 3 > 대단한 성공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듯, 거울 표면에는 뿌연 먼지와 습기가 얇게 가라앉아있습니다.

그 탓인지, 반사되는 당신의 차량은 형태가 일그러져 보이며, 차량의 윤곽이 흐릿하게 비칩니다.

민현성이것도 처음과 다름없다. 지나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민현성"그러고보니... 전단지가 없었던 것 같은데."

신명우"지나오다 놓쳤나?"

민현성"잠깐 다녀올게요." 빠르게 차에서 내려 되돌아간다. 없는게 확실한가?

잠깐, 현성아...! 등 뒤로 짧게 명우의 부름이 들렸지만, 그가 쫓아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안쪽으로 걸어가면, 주변 풍경은 마치 복제된 데이터처럼 무의미하게 반복됩니다. 안개는 소멸할 기미 없이 거대한 장벽처럼 전방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기능을 상실한 가로등 기둥에 고정된 종이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습기를 머금어 눅눅해진 인쇄물 한 장이 기둥 표면에 밀착되어 있습니다.

민현성붙어있는 인쇄물을 뜯어 읽어본다.

실종전단지입니다. 종이는 습기를 머금어 가장자리가 말려 있고, 잉크는 번져 있습니다.

40대가량 되어보이는 남성의 사진이 나와있네요.

민현성한숨을 쉬곤 전단지를 버린다. 별일없이 맞는 길도 있는건가. 차로 돌아간다.

신명우"현성아." 걱정어린 표정으로 당신을 살핀다."너무 멀리 가지는 말래도. ...무슨 일 없었지?"

민현성"아무일도 없었어요. 정말로요.""근데 형..."'형은요? 왜 못따라나왔어요? 도대체 형한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데요?'"...아니에요."말 대신 팔을 뻗어 엉성하게나마 끌어안는다.차갑다. 살아있는 것 같지 않다.

신명우상체를 비틀어, 불편한 자세로나마 그를 단단히 안는다.

민현성"혀어어어엉...""저 무서워요."

신명우긴장하고 있던 몸이 난데 없는 애교에 떨리며 풀어지곤."... 나도." 작게 웃는다."학생 때, 담력시험이니 뭐니 했을 때에도 이렇게 떨어본 적은 없는데." 끌어안은 손으로 당신의 등을 토닥인다. 맞닿은 몸이 따뜻하다."그러니까 보이는 곳에 있어. 멀리 가지 말고." 기어코 약속을 받아내려는듯 힐끔, 얼굴을 내려다 봤다가"가자." 등을 두드려 주며 몸을 뗀다. 중심을 잡지 못해 휘청이던 찰나, 문가에 붙은 손잡이를 잡아 몸을 세운다.

민현성조금 더 어깨에 고개를 붙이고 있는다. 온도가 옮아 서로가 미지근하다 느낄 즈음에 몸을 뗀다. 그래도 평범한 인간에 비해선 많이 낮겠지만.하나하나의 제스처가 상대의 몸이 좋지 않음을 알린다. 이 일이 시작된건 역주행한 차와 부딪히고 다시 7km지점으로 돌아왔을 때다. 그렇다면 트리거는 사고일까 아니면 실패일까.운전대를 잡는다. 다시 고개를 돌려 조수석을 바라본다. "늘 옆에 있어요. 정말로요."나직하게 말하곤 다시 앞을 본다. 엑셀을 밟고 핸들을 좌측으로 돌린다.

백미러에 투영된 가로등의 잔상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경계를 그리며 암흑 속으로 삼켜집니다. 공허하게 울리는 엔진 소리만이 안개 속에 갇혀 의미 없이 맴돕니다.
이윽고 방금 통과한 길의 모습이 복제된 듯한 풍경이 다시 전개되며, 침묵하던 내비게이션 화면 위로 고정된 톤의 기계적인 음성이 다시 출력되기 시작합니다.

n̸̨̜̙̞͈͔̻̆͐ą̶̗͔̞̥̼͔̰̠̎̇̑̿͑̔͆̑͝͝v̴̢͖̳͙̝̱͔̪͕̖̗̥̹̇̐͋̑̈̓̊̈̓͆͑̄̅͝i̴̧̮͇̥̾̂͆̈́͆͐́̐͋̌̔̃͠͝͝g̶͇̗̤̘̩͇̝͈̺̠͂̇͛͋́̂̈̒͜͝ā̷͓͉̯̘̮̹̫̇͋̂̃̚ţ̸͉͎͓͈̞́͂̍̓̇̈́̄͆͝i̷̡͚̺̞̝̗̋̋͒̓̀̇̕͝o̶̘̮͉̼͎̱̭͙̫̣͍̙͍͑̅̆̀̉͋̽͝ͅn̴̩̣̝̼̮̺̙͙͚̥̭͉̓͆̑̈́̎́̑̂̒͜ͅ「?▒지까⊠ 4km 남았▒▒다.」

네비게이션의 음성을 떨치며 운전해 나아갑니다. 도로 짙어진 안개로 인해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차량 주변만 간신히 보입니다. 길은 여전한 노폭 약 6.5미터의 1차선 도로로 이어집니다.

양옆에는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 정도 되는 가드레일이 이어져 있고, 그 너머는 나쁜 가시거리 탓에 철조망 너머로 초록빛의 형체만 어렴풋이 비칠 뿐, 자세한 모습은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일정 구간마다 설치된 가로등은 모두 빛을 잃어, 이 도로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아스팔트의 거친 표면은 곳곳이 파여 나간 채 안개의 습기를 머금어 검게 젖어 있고, 그 위를 지나는 타이어는 연신 축축하고 낮은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뱉습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영역 안에서, 직선을 잃고 비뚤어진 하얀선들이 단조로운 리듬으로 번뜩입니다.
갓길과 가드레일 사이의 틈새에는 숲의 잔해인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켜켜이 층을 이룬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40’과 ‘안개 주의’ 표지판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지판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눅눅한 철제 기둥을 타고 흐르는 습기가 차가운 엔진 소리와 뒤섞이며, 도로 초입의 적막을 더욱 무겁게 짓누릅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조금 더 나아갑니다. 바깥의 온도가 낮은지 차창 내부에는 김이 서리고, 창틀에서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스미는 것 같습니다. 양쪽 가드레일 아래 틈에는 도로 주변에서 밀려 나온듯한 낙엽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가로등을 두어 개쯤 지나치자, 그 퇴적물 사이로 썩어가는 낙엽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 같은 것들이 뒤섞여 나타납니다. 그것들은 이 길이 한때는 사람들의 일상이 흐르던 곳이었음을, 건조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민현성쓰레기를 확인한다.

빈 캔이나 남성의 구두같은 것이 버려져있습니다.

민현성"..." 갈림길까지 달린다.

속도를 높입니다.

익숙했던 풍경이 안개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고, 갈림길을 지척에 둔 그때,

운전자 방향 가드레일 너머에 산화되어 녹이 슬어버린 반사경이 실루엣을 드러냅니다.

<관찰> 판정

민현성🎲CC<=45 관찰력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5 > 65 > 실패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듯, 거울 표면에는 뿌연 먼지와 습기가 얇게 가라앉아 있아 있습니다. 흐릿한 것이 비췄다가 이내 자취를 감춥니다.

반사경까지 지나치면 머지않아 조금 옅어진 안개 사이로 차량 앞에 다시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민현성오른쪽으로 간다.

타이어가 젖은 아스팔트를 뭉개는 마찰음이 안개의 정적을 깨며 들려옵니다. 너비 6.5m의 협소한 도로가 오차 없이 이어지고, 전방의 흐린 대기 너머로 가로등의 이질적인 실루엣이 차례로 다가옵니다.

가동을 멈췄던 내비게이션 패널에서 기계적인 음성이 정지되었던 안내를 재개합니다.

n̸̨̜̙̞͈͔̻̆͐ą̶̗͔̞̥̼͔̰̠̎̇̑̿͑̔͆̑͝͝v̴̢͖̳͙̝̱͔̪͕̖̗̥̹̇̐͋̑̈̓̊̈̓͆͑̄̅͝i̴̧̮͇̥̾̂͆̈́͆͐́̐͋̌̔̃͠͝͝g̶͇̗̤̘̩͇̝͈̺̠͂̇͛͋́̂̈̒͜͝ā̷͓͉̯̘̮̹̫̇͋̂̃̚ţ̸͉͎͓͈̞́͂̍̓̇̈́̄͆͝i̷̡͚̺̞̝̗̋̋͒̓̀̇̕͝o̶̘̮͉̼͎̱̭͙̫̣͍̙͍͑̅̆̀̉͋̽͝ͅn̴̩̣̝̼̮̺̙͙͚̥̭͉̓͆̑̈́̎́̑̂̒͜ͅ「목적▒▒▒ 3¿¿ █▓습니다.」

...

민현성반사경에 비쳤던건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죽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나간 바. 상념을 떨치고 계속해서 앞으로 간다.

안개 너머의 풍경은 마치 누군가 정교하게 복제해 둔 것처럼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이어집니다. 안개등이 켜져있음에도 시야는 여전히 차량 주변의 좁은 반경 안에 갇혀 있으며, 6.5m 폭의 아스팔트 도로는 거대한 미로의 복도처럼 압박당하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허리 높이의 가드레일은 안개에 젖어 서늘한 광택을 내뿜고, 그 너머 철조망에 가로막힌 숲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만을 품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채 도열한 가로등 기둥들은 도로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운전대를 잡은 손끝으로 미세한 진동이 전해지는 와중, 문득 차 안의 공기가 지나치게 고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민현성"..."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형..?"

조수석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덮어둔 코트를 지나 대답이 없는 일행의 얼굴을 바라보면,

이목구비가 제거된 마네킹만이 운전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민현성심장이 뚝 떨어지는 것 같다. 본래도 핏기라곤 살펴볼 수 없는 얼굴이 시체처럼 질린다. "...형?"

몸이 묘하게 뒤틀린 마네킹은 당신의 물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민현성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놓는다. 운전자를 잃은 차가 이리저리 휘청거리다가 가드레일을 긁으며 지나간다. 속도가 느린탓에 충격은 크지 않았지만..

차가 흔들리며 노면의 요철을 지날 때마다 뒤에서

탁, ... 탁. 거리는 소음이 들립니다.

민현성뒤를 돌아본다, 아니. 앞으로 몸을 돌린다. 다 이상현상이다.한번만 더 돌면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와있을 것이다.기어를 당겨 후진하고, 다시 거칠게 밀어 엑셀을 밟는다.

탁...탁... ... 뒷자석에선 플라스틱이 부딪히는 소리가 즐비합니다.

민현성마치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몸이 꺾인 마네킹도, 뒤에서 나는 알 수 없는 소리도...

기능을 잃은 무채색의 가로등을 하나 더 지나칩니다. 가로등 기둥들은 안개 속에서 일정한 보폭으로 떨어져 있는듯 보이지만, 정확히 같은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반사경을 지나 갈림길 앞에 도착합니다.

민현성오른쪽으로 간다. 잘못된 길이어야만 한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백미러에 투영된 가로등의 잔상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경계를 그리며 암흑 속으로 삼켜집니다. 공허하게 울리는 엔진 소리만이 안개 속에 갇혀 의미 없이 맴돕니다.

이윽고 방금 통과한 길의 모습이 복제된 듯한 풍경이 다시 전개되며, 침묵하던 내비게이션 화면 위로 고정된 톤의 기계적인 음성이 다시 출력되기 시작합니다.

n̸̨̜̙̞͈͔̻̆͐ą̶̗͔̞̥̼͔̰̠̎̇̑̿͑̔͆̑͝͝v̴̢͖̳͙̝̱͔̪͕̖̗̥̹̇̐͋̑̈̓̊̈̓͆͑̄̅͝i̴̧̮͇̥̾̂͆̈́͆͐́̐͋̌̔̃͠͝͝g̶͇̗̤̘̩͇̝͈̺̠͂̇͛͋́̂̈̒͜͝ā̷͓͉̯̘̮̹̫̇͋̂̃̚ţ̸͉͎͓͈̞́͂̍̓̇̈́̄͆͝i̷̡͚̺̞̝̗̋̋͒̓̀̇̕͝o̶̘̮͉̼͎̱̭͙̫̣͍̙͍͑̅̆̀̉͋̽͝ͅn̴̩̣̝̼̮̺̙͙͚̥̭͉̓͆̑̈́̎́̑̂̒͜ͅ「█적지?지 2km 남았▒▒다.」

...

"...아" "....성아." 흐릿한 목소리가 당신의 의식을 깨웁니다.

신명우"현성아." 당신의 어깨를 꽉 잡고 흔들고 있다.

민현성"..!""형..!"

신명우"괜찮아? 너 갑자기 아무 반응도 없이 앞만 보고... ..."

민현성팔을 뻗으려다 멈춘다. 차마 만지지못한다. 만지면 플라스틱의 혹은 나무의 단단함만 느껴질까봐...팔을 천천히 내린다. "..네.""..."

신명우"... ..." 뺨에 손을 대고 눈을 차분히 살핀다. 차갑긴 하지만 부드러운 손이다. 무기질의 것이 아니다. 이제는 저를 곧게 바라보고 있는 눈에 안심했는지 한숨을 뱉는다.

민현성눈을 감고는 손에 고개를 기댄다.

신명우"...다행이야. 이제 정말 안 남았는데" 네가 어떻게 되어버렸을까봐. 말을 삼키곤

민현성'형 정말로요, 제 옆에 마네킹이 앉아있었어요. 그건 형처럼 부드럽지도.. 다정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절 보고 있었어요. 책망하는 것처럼... 어째서 사고를 당하게 두었냐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전 괜찮아요.""형도...""...빨리 나가요."

신명우"앞으로 두 번." 결단하듯이 중얼거리곤 앞을 바라보낟.

도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노폭 약 6.5미터의 좁은 1차선 형태를 유지한 채 이어집니다.

양옆으로는 허리 높이 정도의 가드레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너머에서는 철조망과 초록빛 형체가 안개 속에 잠긴 채 윤곽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가로등들은 모두 빛을 잃은 채, 이 길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민현성고개를 들어 돌리고, 앞을 바라본다. 운전대를 잡는다.지나간다.

노면 가운데엔 직선이 아닌, 미묘하게 꺾인 하얀 선들이 헤드라이트의 빛을 받아 명멸합니다. 아스팔트의 표면은 노후되어 곳곳이 패여 있으며, 그 틈새마다 안개가 머금은 습기가 스며들어 검게 젖어 있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를 때마다 공기 중으로 눅눅한 마찰음이 퍼집니다.
갓길 쪽으로 갈수록 숲에서 밀려온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층을 이룬 채 가드레일 밑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안개 너머로 첫 번째 가로등의 실루엣이 잡히고, 그 아래에 도열한 표지판들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습기로 가득 찬 공기 속에서 금속 특유의 차가운 질감만이 어렴풋이 전해질 뿐입니다. 그 너머로 펼쳐진 길의 끝은 여전히 짙은 무채색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이 주행이 언제쯤 끝을 맺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민현성고개를 살짝 숙여 표지판을 살펴본다.

'안개주의' 그리고 ‘40’이라는 숫자가 적힌 붉은 테두리의 표지판입니다.

민현성이상없다. 지나간다.

주행이 계속됩니다. 안팎의 온도 차로 인해 뿌옇게 변한 차창은 시야를 흐리고, 결로 현상으로 생긴 습기가 창틀을 타고 차갑게 흘러내립니다. 도로 양옆 가드레일 밑바닥에는 오랜 시간 방치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낙엽더미들이 쌓여 있습니다.
몇 개의 기둥을 통과하면, 부패한 유기물들 틈에 끼어 있는 빈 캔이나 영수증같은 쓰레기가 헤드라이트에 비칩니다. 안개뿐인 이 공간에 남겨진 그 파편들은, 이곳이 과거 인간의 영역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차량이 움직일 때마다 타이어가 노면을 긁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오랫동안 손이 닿지 않은 도로인지, 포장된 아스팔트 위에서도 작은 돌이 튀는 감각과 함께 차체가 잔잔히 흔들립니다. 핸들을 통해 전해지는 떨림은 거칠고 불규칙합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주행 속에서, 가로등 하나 아래에 삽과 검은 봉지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 문득 눈에 띕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작동하지 않는 가로등이 나란히 서 있는 구간을 통과합니다. 전조등의 사거리를 벗어난 영역은 여전히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어둠에 잠겨 있습니다. 정면의 짙은 안개를 밀어내며 주행을 이어가던 중, 도로 정중앙에 위치한 이질적인 윤곽이 시야에 잡힙니다. 누군가 도로 위에 유기한 듯 엎어져 있는 곰인형입니다.

민현성이것도 같다. 지나간다.

주행로의 풍경은 앞서 지난 구간과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동일합니다. 정적뿐이던 차내에 어느 지점부터 이질적인 마찰음이 끼어들기 시작합니다. 쩌적, 하고 바퀴가 노면 위의 이물질을 짓누르며 점성을 내뱉는 듯한 불쾌한 소음입니다.

급히 차창 밖 노면을 살피자, 검은 아스팔트 위를 하얗게 점유하고 있는 실종 전단지들이 몇 장씩 시야에 걸립니다. 안개에 젖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그 인쇄물들은, 오직 타이어에 짓눌리는 소리로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민현성'이것만으로도 이상현상이다.. 그렇지만,' 속도를 늦춰 전단지를 살펴본다.

종이는 습기를 머금어 가장자리가 말려 있고, 잉크는 번져 있습니다. 실종자는 두 사람으로, 도로 CCTV에 차량에 탑승한 모습이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적이 끊겼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자동차 창에 비추는 것과 같은 얼굴이.

민현성말없이 엑셀을 밟는다. 속력을 높인다.'누가 그렇게 되게 둘것같아?'

속력을 높임에 따라 바닥에 붙어있던 전단지가 허공에 흩날립니다.

동시에,

깜빡...

일정 간격을 두고 분명히 꺼져 있던 가로등 하나가 치직 하는 전기음과 함께 차가운 백색광을 내뿜으며 깨어납니다.

두 사람을 실은 자동차 뒤로 가로등의 불빛이 차례차례 점등됩니다.

그 행렬은 마치 거대한 포식자가 눈을 뜨며 뒤쫓아오는 듯한 압박감을 줍니다.

스무번 째 가로등이 켜짐과 동시에, 갈림길 앞에 도착합니다.

민현성불쾌하다. 그의 등 뒤를 위협하는 것을 살면서 한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그리고 불안하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정확히는 옆에 있는 사람이 잘못될까봐.누가봐도 이상한 일 투성이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는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타이어가 젖은 노면을 짓누르는 소리가 고요한 안개 속을 파고듭니다. 여전히 좁은 6.5m의 도로가 이어지며 저 멀리 안개속에서 새로운 가로등의 실루엣이 나타납니다.
멈춘듯 동작하지 않던 네비게이션 화면에서 다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n̸̨̜̙̞͈͔̻̆͐ą̶̗͔̞̥̼͔̰̠̎̇̑̿͑̔͆̑͝͝v̴̢͖̳͙̝̱͔̪͕̖̗̥̹̇̐͋̑̈̓̊̈̓͆͑̄̅͝i̴̧̮͇̥̾̂͆̈́͆͐́̐͋̌̔̃͠͝͝g̶͇̗̤̘̩͇̝͈̺̠͂̇͛͋́̂̈̒͜͝ā̷͓͉̯̘̮̹̫̇͋̂̃̚ţ̸͉͎͓͈̞́͂̍̓̇̈́̄͆͝i̷̡͚̺̞̝̗̋̋͒̓̀̇̕͝o̶̘̮͉̼͎̱̭͙̫̣͍̙͍͑̅̆̀̉͋̽͝ͅn̴̩̣̝̼̮̺̙͙͚̥̭͉̓͆̑̈́̎́̑̂̒͜ͅ「목적지까▓ 1km 남았▒니다.」

신명우"거의 다 도착했네. 이제 마지막."

민현성"그러게요."

네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던 음성은 더 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대로 핸들을 잡은 채 도로를 따라 주행합니다. 짙은 안개로인해 안개등을 켜 두었음에도 차량의 주변만이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도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노폭 약 6.5미터의 좁은 1차선 형태를 유지한 채 이어집니다.

양옆으로는 허리 높이 정도의 가드레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너머에서는 철조망과 초록빛 형체가 안개 속에 잠긴 채 윤곽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가로등들은 모두 빛을 잃은 채, 이 길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아스팔트의 거친 표면은 곳곳이 파여 나간 채 안개의 습기를 머금어 검게 젖어 있고, 그 위를 지나는 타이어는 연신 축축하고 낮은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뱉습니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영역 안에서, 직선을 잃고 비뚤어진 하얀선들이 단조로운 리듬으로 번뜩입니다.
갓길과 가드레일 사이의 틈새에는 숲의 잔해인 흙과 마른 나뭇가지들이 켜켜이 층을 이룬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도로 초입, 첫 번째 가로등 앞에 속도 제한을 알리는 원형 표지판과 ‘안개 주의’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표지판 주변의 공기는 유난히 눅눅해 헤드라이트 불빛이 닿는 범위에서도 금속 표면이 미묘하게 번들거립니다. 사방은 지독하리만큼 고요하며, 습기를 머금어 매끄러워진 표지판의 표면만이 라이트의 빛을 힘없이 반사합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주행이 계속됩니다. 안팎의 온도 차로 인해 뿌옇게 변한 차창은 시야를 흐리고, 결로 현상으로 생긴 습기가 창틀을 타고 차갑게 흘러내립니다. 도로 양옆 가드레일 밑바닥에는 오랜 시간 방치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낙엽더미들이 쌓여 있습니다.
몇 개의 기둥을 통과하면, 부패한 유기물들 틈에 끼어 있는 빈 캔이나 영수증같은 쓰레기가 헤드라이트에 비칩니다. 안개뿐인 이 공간에 남겨진 그 파편들은, 이곳이 과거 인간의 영역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민현성마찬가지로 지나간다.

아스팔트 위를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오래 관리되지 않은 도로인지, 포장된 노면임에도 간간히 작은 돌이 튀는 감각과 함께 차체가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핸들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은 거칠고,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도로 위, 가로등 하나 아래에 삽과 검은 봉지가 나란히 버려져 있는 것이 문득 시야에 걸립니다.

신명우잠잠하다. 긴장을 풀지 않고 바깥을 살핀다.

민현성계속해서 지나간다.

제 기능을 잃은 채 죽은 듯 도열한 가로등들을 뒤로하며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의 빛이 닿지 않는 영역은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뿐입니다. 전방의 짙은 안개를 뚫고 나아가던 그때, 도로 정중앙에 이질적인 형태 하나가 불쑥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까워질수록 그것은 누군가 놓고 간 것처럼 도로 위에 남겨진, 곰인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민현성"..." 이번에도 그렇겠지. 곰인형을 살펴본다.

역시 엎어져있습니다. 불쌍하게도...

민현성그렇다면 지나간다.

앞서 보았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도로가 다시 이어집니다. 검은 아스팔트 길이 끝나는 지점은 여전히 안개 속에 은폐되어 있습니다. 일정하게 반복되던 가드레일의 궤적이 잠시 끊어지듯 일그러집니다. 가로등 하나를 뒤로 보낼 때쯤, 물리적인 타격에 의해 내부로 찌그러진 금속 지지대가 그 형태를 드러냅니다. 안개등의 빛이 닿은 파손된 표면은, 습기를 머금은 채 반사광만을 내뱉고 있습니다.

민현성지나간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도로를 달렸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전방 안개 너머 갓길에서 이질적인 금속성 실루엣이 걸려듭니다. 숲을 가로막듯 비스듬히 멈춰 선 차량입니다. 다크 그레이 색상의 구형 중형 세단인 차체는 오른쪽 헤드라이트가 파손된 상태이며, 보닛 위에 내려앉은 썩은 낙엽들은 이 차체가 이 곳에 오랫동안 정지해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민현성이것만 확인하면..."다녀올게요."

신명우끄덕인다. 긴장감 가득한 눈이 당신의 뒤를 쫓는다.

민현성차에서 내린다. 먼저 운전석으로 다가간다.

빈 공간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민현성건너편의 조수석도 마찬가지일테다. 트렁크를 열어본다.

일상적인 용품들이 트렁크 끝에 걸쳐 놓여있습니다.

민현성...알수없는 안도감이 든다. 트렁크를 닫고 차로 돌아온다. 안전벨트를 제대로 맨다."가요."

신명우표정을 보니 이변은 없는듯하다. 안도의 숨을 내쉰다.

민현성운전대를 잡는다. 지나간다.

풍경은 복사된 것처럼 이어집니다. 안개는 흩어질 기미 없이 벽처럼 전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헤드라이트의 빛은 그 안개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얼마 가지 못하고 흐릿하게 잘려 나갑니다. 주변을 주시하며 나아가던 중, 기능을 잃은 가로등 하나에 무언가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걸립니다. 축축한 공기에 젖은 인쇄물 한 장이 가로등 기둥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민현성속도를 잠시 늦추고 전단지를 읽어본다.

실종 전단지로, 근방 도로에서 실종됐다는 사람의 인적사항이 적혀있습니다. 그 아래로는 40대로 보이는 남성의 사진이 있습니다.

민현성이곳에 아닌 현실, 그 어딘가에 붙은 전단지는 떼어지던지 혹은 붙은채 풍화되겠지... 지나간다.

불이 꺼진 무채색 가로등이 다시 한번 시야에서 밀려납니다. 안개 너머로 늘어선 기둥들은 일정한 보폭으로 나열된 듯하면서도, 그 행간이 완벽히 일치하는지 육안으로 가늠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진을 계속하던 중, 운전자 방향 가드레일 너머에 산화되어 녹이 슬어버린 반사경 하나가 실루엣을 드러냅니다.

민현성반사경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듯, 거울 표면에는 뿌연 먼지와 습기가 얇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 탓에 반사되는 차량은 형태가 일그러진 것처럼 보입니다.

민현성여기도 이상이 없다. 갈림길까지 간다.

이윽고 갈림길 앞에 도착합니다.

왼쪽과 오른쪽, 두 길은 마치 거울을 사이에 둔 듯 비슷한 풍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낡은 아스팔트의 질감도, 갓길에 쌓인 흙의 높이도, 심지어는 안개 속으로 소실되는 각도마저 동일합니다. 갈림길은 탐사자의 선택을 기다리듯 고요함에 갇혀 있습니다.

민현성미련없이 왼쪽으로 핸들을 꺾는다.

차량에 들러붙는 안개를 떨쳐내며 엑셀을 밟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던 길을 도망치듯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멈춘듯 동작하지 않던 네비게이션에서 다시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옵니다.

네비게이션「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안개가 걷히며 죽어있던 가로등들에 하나씩 빛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민현성"..."

신명우덜컹 소리를 내며 몸을 떨더니 놀란 낯으로 다리를 움직여본다.

네비게이션의 화면은 마치 처음부터 아무 이상도 없었다는 듯, 이 기이한 상황에 휘말리기 전의 화면을 출력합니다.

이제 제대로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는지, 밀렸던 연락과 알림들이 일제히 도착하며 휴대폰이 진동합니다.

신명우"... ...""밖... 인 것 같지?"

민현성"...네."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끝없이 이어지던 안개 속에서 이제는 벗어났다는 확신이 듭니다.

민현성그제서야 백미러를 살펴본다.

뒷자석은 비어있습니다. 여행길에 챙겨온 과자봉지를 제외하면요.

그리고 뒤 창으로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민현성되돌아가지 않을것이다. 어차피 그도 목적을 다했으니 뱉어낸거겠지만. 다시 앞을 본다.

신명우덮고 있던 코트를 끌어내리며 몸을 틀어 뒤를 바라본다. 그리고 곧, 현성을 따라 앞으로 몸을 돌린다.

차가 천천히 나아가고, 백미러에서 안개낀 도로가 자취를 감추면 그 끝에는 사람들이 오가는 익숙한 도로의 풍경이 걸립니다.

일상에 뒤섞이기 직전, 마지막으로 보이는 가로등 아래 검은 봉투가 하나 놓여있는 것이 문득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민현성마음같아선 지나가고 싶었다. 휘말리게 된 원인을 생각한다면... 그렇지만."잠시만요."갓길에 차를 세운다.

신명우"성아?" 코트를 좌석에 걸치고 문을 살짝 열어 현성의 행동을 주시한다.

민현성차에서 내려 봉투를 들어올린다. 다시 탄다."별일 아니에요. 신고 좀 하려고요."

신명우"... ..." 묻지 않아도, 확인하지 않아도 봉투 안에 무엇이 있을지 짐작 간다.이것으로 이미 떠난 사람을 살릴 순 없겠지만 적어도... ...찾아야지. "그래.""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관할서에 같이 가자."

민현성"네.""..."괜히 장난스럽게 웃곤, "그래도 중간에 휴게소는 들러요, 형.""겨우 빠져나왔더니 배고픈 것 같아요."'약도 사고, 형 상태도 확인해보고.' 해야할 것들을 속으로 생각한다.

신명우"하하, 그래. 핫바 먹어야했지." 웃음이 터지고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여전히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다스리며 다시 시트에 몸을 기댄다."고생했어.""그리고 역시 남은 거리는 교대해. 너 쉬어야겠다." 고집을 부리며 눈을 감아버린다.

민현성"..."그냥 집까지 달릴까.운전대를 잡고 엑셀을 밟는다. 핸들을 꺾어 다시 차선 안으로 들어간다.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고, 차 안에는 다시 정적이 내려 앉습니다.

그 빈 공간을 색색대는 숨소리가 채웁니다.

두 사람 분의 숨. 이제는 고요함이 마냥 불안하지 않습니다.

...

TV「다음 뉴스입니다. ──숲에서 2달 전 실종되었던 A씨와 또 다른 실종자의 시신 두 구가 매장된 채 발견되어 경찰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이 사건에 대해 범인이 뺑소니 사고 후 사건을 은폐하고자 사고 피해자와 동승자를 살해하여 유기한 것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용의자인 B씨는 현재 실종상태로……」

하늘은 맑고 구름 한점 없는 날입니다. 그 후로 벌써 1주 가량이 흘렀습니다.

인파 틈에서 들리던 뉴스 소리가 일상의 소음에 섞여 사라지고 나면, 문득 어디선가 오르골 노래가 들려옵니다.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한 여자아이가 신호등 앞에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낯익은 곰인형의 배를 한번씩 눌러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살짝 훌쩍이는 울음과 함께 신호가 바뀌고, 이내 오르골 노래마저 점점 귓가에서 멀어져 갑니다.

신명우"현성아, 안 오고 뭐해."

...

분명 괴로웠던 일 임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머릿속에 안개가 낀듯 겪었던 모든 것이 희미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어디에도 얘기하지 못할 확신 한가지만큼은 흐려지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저지른 그가 어디선가 죗값을 치르고 있을 것.

아마도 그는, 어딘가의 영원히 끊나지 않는 안개 낀 도로에서…….

THE END. --------------------------------------------
END A
█UNBOUND█▓▒░

KPC, PC 생존
SAN 1d8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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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해결되며 도로의 비극이 멈춥니다. 현성과 명우는 문제없이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블랙박스 등 그 어떤 것에서도 그 날의 주행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뺑소니 후 피해자와 동승자를 살해해 유기한 용의자에 대한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집니다. 경찰은 계속 수사를 이어가지만 어디에서도 용의자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